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상무 에이스가 전역하면서 당시 1차 지명부터 3라운드 지명까지 4명이 나란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 그냥 1군에서 뛰는 게 아니다. 일찍이 자신의 포지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이 중 두 명은 오는 가을 태극마크를 단다. 승리하면서 성장하는 팀 컬러의 시작점을 찍은 2019 LG 입단 선수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보통 드래프트에서 한두 명만 1군에 자리매김해도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1군 무대로 향하는 문이 좁다. 그래서 2019 LG 드래프티가 특별하다. 당시 LG 유니폼을 입은 11명이 모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시작은 2라운드에서 지명된 정우영이었다. 입단 첫 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일주일 만에 필승조를 맡았다. 그리고 21세기 첫 번째 LG 신인왕으로 올라섰다.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다시 신인왕과 인연을 맺은 LG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2019년 정우영 외에 좌투수 이상영(1라운드), 우투수 강정현(4라운드), 내야수 구본혁(6라운드), 사이드암 한선태(10라운드)도 입단 첫 해부터 1군 무대에 올랐다. 무려 신인 5명이 1군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1차 지명 우투수 이정용이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1군 마운드에 섰다. 좌투수 남호(5라운드), 포수 김성진(7라운드)도 1군 무대를 경험했다. 2021년에는 내야수 문보경(3라운드)과 좌투수 임준형(8라운드). 2022년에는 우투수 이지강(9라운드)이 1군 무대에 등판했다. 이로써 2019년 LG에 입단한 선수 11명이 모두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물론 11명 모두 1군에서 활약하기는 힘들다. 11명 중 트레이드로 유니폼이 바뀌고 방출 통보를 받은 이도 있다. 그래도 이들을 통해 LG는 빠르게 약점을 메우면서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됐다.
2019년 정우영의 깜짝 활약을 앞세워 LG는 젊은 필승조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이정용이 필승조에 합류했고 2021년에는 문보경이 주전 3루수로 올라섰다. 매년 3루수를 두고 고민했는데 문보경이 도약하면서 핫코너는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됐다.
그리고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또 하나의 숙원 사업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지난 12일 상무에서 전역한 이상영이 2021년 10월 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처음으로 1군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상무에서 팔높이를 내린 이상영은 마침내 자신에게 맞는 투구 메커닉을 찾은 듯 퓨처스리그를 정복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다승 1위(10승), 탈삼진 1위(109개)에 올랐다. 올해 전역일 전까지 퓨처스리그 다승 1위(8승), 탈삼진 1위(36개)에 자리했다. 퓨처스리그 등판 경기를 인터넷 중계로 본 염경엽 감독은 이상영이 4선발 구실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대 타자에게 생소한 팔높이에 구위도 갖춘 이상영이 매 경기 5이닝만 던져도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그만큼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가 절실한 LG다. 2020년 이민호가 루키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 후반기 김윤식이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둘 다 꾸준하지 못하다. 토종 원투펀치로 자리잡기를 기대했는데 올시즌 나란히 구속저하와 마주했다. 여전히 20대 초반인 이들의 커리어를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당장 선발 구실을 할 투수가 필요하다.
불펜이 강해도 기본적으로 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선발투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염 감독은 외인 원투펀치에 임찬규, 이상영 4명까지는 상수가 돼야 불펜 장점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아무리 불펜이 강해도 선발이 어느 정도는 활약해야 선발진과 불펜진 톱니바퀴가 맞물린다.
이미 성공한 2019 신인 드래프트다. 이후 드래프트에서도 LG는 굵직한 결과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선발투수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이상영이 갈증을 해소하면 2019 신인 드래프트는 대성공이 된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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