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글·사진=길성용 객원기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야구부가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고 있다.

1980년대 선린인터넷고(과거 선린상고) 고교야구부는 최정상이었다.

선린인터넷고는 2000년대 들어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으나 2015년 황금사자기 대회 정상에 오른데 이어 올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예전의 기세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부흥의 중심에 2017년에 선린인터넷고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덕희 감독이 있다. 그는 경원중학교와 선린상고, 경성대학교를 졸업하고 선린중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박덕희 감독의 평소 지도방침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며, 개개인에 맞는 훈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시합을 이기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훈련을 통해서 자신만의 것을 발전시켜줘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장래에 프로선수도 될 수도 있다”고 지론을 밝혔다.

이어 “선린인터넷고는 훈련환경이 매우 좋고 서울 한복판에 있어 서울권 선수들에게 편리하다. 선수가 원할 경우에는 외부에서 개인레슨도 받고 오게 배려해 주고 있으며 대학진학에 필요한 수시정형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도 잘 제공해 주고 있다”며 “많은 야구 진학생들이 선린인터넷고에 오면 학업과 야구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의 열린 교육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박덕희 감독은 선린중학교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NC의 박민우와 롯데 나승엽, 기아의 류지혁, 김규성 등 많은 프로선수들을 키워냈다. 박 감독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발전시켜준 것이 KBO리그에 가서도 좋은 선수로 성장한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선린인터넷고는 한동안 신흥 명문팀들에 비해 신입생 선수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명문팀은 기본적으로 최소 30~40명으로 선수단이 구성되어 선수활용이 용이했으나 선린인터넷고는 약 20여명으로 전국대회를 치르다 보니, 부상선수가 발생할 경우 백업선수가 없어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종은 교장이 2021년 부임한 이후, 야구부 신입생과 전학생을 더 받게 해주거나 야구부원들만으로 구성된 학급을 만들어서 야구부원들이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며 학업성적도 향상시키며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권이은 후원회장과 김광수 선배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동문회와 후원회에서 그라운드에 새 인조잔디로 교체해 주며, 훈련환경이 무척 좋아진 점도 빠트릴 수 없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는 유래는 고종황제의 지시로 구국적 칙령에 의해 1899년에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실업학교인 ‘관립상공학교’로 창립되었고 1951년에 선린상고, 1998년에는 선린정보고를 거쳐 2000년 11월부터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이어져 오고 있다.

야구부는 1920년에 창단됐으며 선린상고 시절인 1969년 전국대회 4관왕(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화랑대기 우승)과 1980년 2관왕(청룡기,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는 등 4개 메이저 전국대회를 9회 우승(대통령배 2회, 청룡기 2회, 황금사자기 5회)과 14회 준우승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프로야구가 생기기 직전인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김광수, 박노준, 김건우 선수 등이 활약했던 선린상고는 전국적인 인기를 얻어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선린상고는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팀이었다.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는 전국대회의 좋은 성적 외에도 은퇴한 프로야구선수들로 구성된 일구회의 현재 김광수 회장을 비롯해서 김우열, 이해창, 박노준, 김건우, 이병훈, 송구홍, 서용빈, 권오준, 손시헌, 이종욱 선수 등 수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했다.

올해의 선린인터넷고 야구부의 ‘선린4인방’으로는 투수 김태완과 김민성이 있고 키스톤플레이어인 유채운과 임재민이 있다. 프로에서도 주목하는 선수들이다.

김태완은 키 187cm, 체중 90Kg으로 투수로서는 최적의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평균 130Km대 후반의 빠른 속구와 슬라이더와 커터가 주무기다. 제77회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신일고와 인천고를 상대로 2.2이닝씩 투구하여 2승을 챙겼고 8강전에서는 막강한 타격을 자랑하는 서울고를 상대로 6이닝동안 2자책점만 내주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태완은 “장점은 변화구 구사력이 좋은 것 같다. 변화구로 땅볼유도를 잘하고 바깥쪽으로 살짝 꺾이는 커터성 슬라이더가 특히 좋다. 137Km~134Km 정도 나오는데 타자들이 느린 직구인 줄 알고 덤벼들다 땅볼을 치거나 헛스윙을 많이 한다. 속구는 최고 140km초반대이지만 평균 구속이 130Km후반대여서 나쁘지 않다”고 했다.

김민성은 185cm에 90Kg이며 제77회 황금사자기 대회 준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를 맞아 6.1이닝동안 한계투구수인 105구를 던지며 마지막까지 142Km를 뿌릴정도로 강인한 체력과 견고함을 과시했다.

김민성은 “서울고와의 8강전에서는 145Km를 기록했었다. 잘 던지는 변화구는 종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좋다.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속구가 좋다는 평가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내 장점은 평균 140Km초반대 속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이 좋은 것 같다”고 방싯했다.

유격수인 임재민은 “공수주에서 다방면으로 좋은 것 같다. 5툴 플레이어는 아직 아니지만 이번 황금사자기를 통해서 기량과 자신감이 많이 향상됐다”며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꼭 우승해서 대통령배에서는 우리도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게 열심히 훈련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2루수인 유채운은 “이번 황사기에서 결승까지 갈지 예상 못했으나 겨울동안 많은 훈련을 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전국의 훌륭한 투수들을 상대해 보니 칠만 해서 타격에서 자신감이 많이 올랐다. 수비적으로도 재민이와 내야를 책임지며 빠른 타구들을 잡아내서 수비기량도 상승하게 해 준 대회였다. 주루가 빠르고 도루센스도 좋아서 상대팀 배터리를 흔드는 기량이 좋은 것 같다. 대통령배 전국대회에서는 꼭 우승해서 감독님께 우승컵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린인터넷고 2학년 선수들 중에서는 선린중시절 이미 140Km를 던졌던 손정호와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홈런을 날렸던 2학년 포수 유망주인 김성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린의 미래 재목들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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