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투고타저다. 몇 년간 투수가 신인왕을 독식했다. 올해도 롯데 루키 김민석을 제외하면 대부분 투수일색이다. 투고타저의 이유는 아마야구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아마에서 재능있는 선수는 투수로 돌아선다. 투수들의 프로지명 순위도 한몫했다. 물론 타자 중에도 뛰어난 자원이 있다. 그런데 좋은 타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부실하다. 이게 투고타저의 가장 큰 원인이다. 아마 선수들이 스윙과 폼 등에 너무 집착한다. 아마선수가 프로선수의 흉내를 낸다. 아마 현장을 가면, 그런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그런데 간과하는 게 있다. 프로는 과정이 아닌 결과다. 아마가 그 과정을 등한시하고 결과만 따라 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유사사례가 있다. 내 현역 시절 이야기다. 국내 선수들은 MLB를 처음 접하고 그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놀랐다. 당시 우리는 과정은 모른 채 따라 하기에 급급했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타격은 폼보다 정확하게 맞히고, 맞힌 다음엔 공을 밀어내는 코어 힘이 필요하다. 그게 시작이고 기본이다. 최근 한 고교에서 팔굽혀펴기 30개도 제대로 못 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봤다. 하루에 몇 개 하냐고 물어보니 “20회, 두 번씩 한다”고 했다.

기본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선수들은 어렵고 힘든 건 하지 않으려 한다. 아마야구에서 훈련시간이 줄다 보니 더 기술에 매달리는 거 같다. 잘되지 않으면 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아마 선수들의 몸은 풍선처럼 껍데기만 커졌다. 속은 비었다.

추신수는 국내에서 초중고를 거치고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10년 가까이 담금질을 했다. 완성까지 지난한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아마 5~6년 생활 후 바로 프로에서 성공하려 한다. 안되면 빨리 자포자기한다. 특출한 몇몇을 제외하면 다 실패한다. 결과적으로 프로 신인들이 30~40대 선배 타자를 밀어내지 못한다.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을 못 따라가니 세대교체가 더디다.

한화 등 여러 구단을 보면 알 수 있다. 몇 년째 젊은 선수를 키우고 있는데,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프로 선수로 성공하려면 제대로 된 기본기가 필수다. 그런 내공은 짜증 나고 하기 싫은 훈련을 차근차근 반복해야 만들어진다. 바로 방망이를 잡지 않아야 한다. 과정 없이 결과는 없다. 만고의 진리다.

아마 타자들이 프로의 화려함만 좇아가면 타고투저는 계속될 것이다. 속 빈 강정의 운명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하려면 기형적 구조가 아니라 투타밸런스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전문적 타자육성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저니맨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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