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4년 전처럼 신나게 달려야 한다. ‘위대한 도전’을 위한 첫 여정이 시작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오전3시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 상대는 부담스럽다. 프랑스는 지난 카타르월드컵서 준우승을 차지한 축구 강국이다.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대 대표팀도 전력이 탄탄하다.
특히 부담스러운 것은 상대의 개인 능력, 피지컬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조직적이나 기술적인 면보다 힘과 스피드로 대변되는 피지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직 신체적으로 100% 완성된 선수들이 아니라 신체 능력이 우월한 흑인 선수들이 크게 돋보인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꾸준히 U-20 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배경이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민자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을 채운 지 꽤 오래됐다. A대표팀에도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오렐리앙 추아메니, 마커스 튀랑, 무사 디아비 등 흑인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U-20 대표팀이라 해서 다를 것은 없다. 프랑스를 분석한 김 감독은 “수준은 확실히 높다. 기술이나 스피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높이도 있다. 센터백들이 190cm에 달한다. 힘에서는 분명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중요한 게 스트라이커 이영준(김천 상무)의 역할이다. 그는 현재 김은중호 공격 자원 중에서는 힘과 높이가 가장 좋은 선수다. 190cm의 장신에 저돌적이면서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에 능숙한 스타일이다. 대표팀 공격진에는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나 강성진(FC서울), 김용학(포르티모넨세) 등 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나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이 빛나기 위해서는 이영준이 최전방에서 힘 좋은 센터백들과 싸워주고 희생해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영준이 잘 버텨준다면 유연하고 창의적인 다른 공격수들이 더 빛날 수 있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적응이 필요하다. 지난 18일 아르헨티나에 입국한 대표팀은 힘겨운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숙소와 훈련장 거리가 차로 45분이나 걸려 훈련을 위해 왕복 90분을 쓰는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멘도사에는 D조(이탈리아 브라질 나이지리아 도미니카공화국), F조(프랑스 한국 감비아 온두라스) 등 8개 나라 선수들이 밀집해 있고 훈련장 사용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쉽지 않은 환경과 남미라는 낯선 지역에 선수들이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대회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관건은 분위기다. 4년 전 폴란드에서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U-20 대표팀은 이강인을 중심으로 자신감과 패기로 무장해 준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강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완패했지만 밝고 긍정적인 공기를 잃지 않으면서 16강에 진출했고,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 김은중호에 필요한 것도 바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다. 미드필더 강상윤이 “우승하고 싶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장면은 4년 전의 이강인을 연상시킨다. 당시 이강인은 팀의 막내임에도 형들에게 ‘우승’ 목표를 강조하며 팀의 구심점 구실을 했다. 김은중호 선수들도 높은 목표 의식으로 대회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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