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아저씨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초등학생들의 따뜻한 위로였다. 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27)는 “정말 대단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MBC ‘PD수첩’은 지난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PD수첩] (선공개) 전두환 손자, 전우원을 위로해주는 아이들_MBC 2023년 5월 9일 방송’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9일 방송에 앞서 녹화분의 일부 영상을 선공개했다.

‘PD수첩’에 따르면 전우원의 아버지 전재용 씨가 운영하던 ‘비엘에셋’이 경기도 오산 땅을 취득했고, 회사 주식 지분이 있는 전우원 씨에게도 취득세 납부 의무가 주어졌다. 전우원 씨는 약 1억 원의 취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기존 납부 금액을 제외한 5,100여만 원을 내야 했다.

전우원 씨는 납부세목 ‘취득세(부동산) - 2011년 이전’ 항목으로 남은 금액을 납부했다. 그는 “됐다. 어제랑 오늘 해서 다 했네요”라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았다. 이어서 “이 돈이 저희 가족이 정당하게 벌어서 저한테 준 돈이 아니잖아요”라며 “제가 과세된 내역에 관련해 돈을 낸 거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다. 법을 어겼고 거기에 대한 처벌로 벌금이 나왔다. 내야죠. 죄가 있는데 제가 번 돈이 아깝다고 안 내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법은 아버지가 어겼잖아요”라고 하자 “그래도 그런 거랑 똑같은 것 같다. 전두환 씨가 비자금을 다 얻었어도 비자금이 흘러간 게 자녀들한테 있으면 그건 범죄로 얻은 돈이니까 환수를 해야 하는 것처럼 (똑같은 이치다)”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초등학생들이 “아저씨가 잘못한 거 아니니까 괜찮아요”라며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전우원 씨는 “너희 몇 살이야?”라고 묻자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답했다. 제작진이 아이들에게 “이 아저씨 누군지 아는가” 묻자 “전두환... 손자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전두환이 잘못한 거죠. 아저씨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라고 덧붙였다. “옳은 방식으로 번 돈이 아니다”라는 전우원 씨의 설명에 “(옳은 방식으로 번 돈이 아니면) 기부하면 돼요. 기부해서 죄를 덜어야죠”라는 제안도 했다.

전우원 씨는 “너네 잘 안다. 너희들 어린데도 형보다도 더 옳은 생각을 하네. 형은 항상 생각은 했는데 실천하는데 27년이 걸렸다”라고 자책했다. 그 말에 초등학생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잘못을 뉘우치는 거니까요. 죄책감은 들지 마세요. 아저씨가 잘못한 거 아니니까요”라고 위로해 감동을 안겼다.

전우원 씨는 “고맙다”라며 “아까 어떻게 바로 알아봤는가”라고 물었다.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5.18 조사하고 와서 알게 됐다. 4.19도 했고 6월 민주화 항쟁도 했다. 역사를 잊으면 안 돼죠”라고 답했다.

전우원 씨는 “너희 정말 대단하다. 기특하다. 형이 창피해서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 방금 형이 옳은 일을 하자마자 천사들이 와서 괜찮다고 해주니까 희망이 보인다”라며 웃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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