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누가 가해자인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관련된 이들 모두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라덕연 대표 등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다수 인물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후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선광,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의 주식이 급락했고 일부 종목은 4거래일 연속 하한가까지 기록했다. 이들의 주가는 2020년부터 비인가 투자자문사를 통해 정관계 인사·연예인 등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뒤 시간과 금액을 정해 놓고 거래하는 ‘통정매매’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주장도 나오며 라 대표와 임창정이 연루됐다.
하지만 라 대표는 “김익래 다우키움증권회장이 폭락사태를 유발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8개 종목 주가 폭락사태에 자신과 H투자자문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막대한 손실을 봤고 조만간 김 회장 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라 대표의 주장처럼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 외 매매에서 블록딜 방식으로 팔아 총 605억4300만원을 확보했다. 앞서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지난 1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456억9500만원)를 매도했다. 이는 모두 이번 사태가 있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키움증권측은 크게 반발하며 자녀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일부 지분 매도였다고 밝혔다. 키움증권과 김 회장은 2일 서울경찰청에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아울러 임창정을 둘러싼 주가조작 가담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임창정은 “나도 피해자”라고 공식해명을 했지만 투자자 행사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는 증언과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라 대표와 임창정 모두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모두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대리 투자로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사람은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조계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우선 자본시장법 제176조는 ‘자기가 매도·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등을 매수·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임창정과 라 대표는 혐의가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또 라 대표는 자본시장법 제17조(미등록 영업행위 금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도 함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처벌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회장도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김 회장의 돌발적 매도로 인해 릴레이 하한가가 시작된 데 대해 도의적이든 법률적이든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그로 인해 촉발된 사태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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