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부상자가 너무 많은 LG다. 투타에서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가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득점력 저하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 주말 3연전 경기당 평균 4득점, 최근 2경기에서는 총 5점을 뽑는 데 그쳤다. 클린업에 자리했던 두 명이 라인업에서 제외된 여파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대로라면 뛰는 야구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백업 선수에게 OPS 0.800 타자의 활약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다리는 기복이 없다. 캠프 내내 훈련한 작전과 주루플레이가 성공한다면 안타가 없어도 득점이 올라간다. 도루 성공(17회)만큼 실패(9회)도 많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이제와서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다가오는 3연전 상대 포수다. 누구보다 LG 선수들이 잘 아는 유강남이 롯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도루 저지율 0.216에 그친 유강남에 맞서 보다 적극적으로 뛸 확률이 높다. 유강남은 올시즌 4번의 도루를 허용했고 아직 도루저지에 성공하지 못했다.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다. 유강남 또한 오랫동안 LG 타자들과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LG 타자들의 장단점이 머릿속에 있을 것이다. 때로는 밤을 새며 상대 타자들은 연구하고 선발투수와 플랜을 짜는 유강남이다. 예전 동료들을 상대로 보다 철저히 이번 3연전을 준비했을 것이다.

LG 투수와 타자 유강남의 승부 또한 흥미롭다. 유강남은 시즌 첫 6경기에서 타율 0.235 1홈런 OPS 0.762를 기록했다. 11일 선발 등판하는 박명근과 중간투수 유영찬 외에 LG 투수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수 년 동안 포수로서 백스톱에서 받아온 공을 타석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적을 원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유강남도 그랬다. 지난해 11월 롯데와 사인하는 순간까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롯데 만큼 대우를 받고 잔류를 바랐지만 이뤄질 수 없는 없는 일이었다. 롯데와 계약을 체결한 그 날. 늦은 시간에 잠실구장 라커룸을 찾아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적응이 늦지는 않았다. 롯데 캠프 첫 날부터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롯데 투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좋은 투수를 더 좋게 유도하는 데 특화된 포수다. 올시즌 나균안의 호투에는 유강남의 비중도 크다.

절묘한 프레이밍으로 보더라인 피치를 스트라이크로 만들다. 하이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살리는 최적의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돌려세운다. 수준급 투수가 유강남과 호흡을 맞추면 최고가 된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고우석이 그랬다. 롯데에도 올시즌을 기점으로 높이 도약하는 투수가 나올 게 분명하다.

LG 새 주전포수 박동원도 LG 투수들과 순조롭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유강남보다 공격적인 리드를 필쳐는 박동원인데 몇몇 투수들에게는 보다 효율적인 투구를 유도할 것이다. KT와 개막 2연전 이후 LG는 3점 이상을 내준 경기가 없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정우영의 투심패스트볼 포구도 이제는 한결 자연스럽다. 신예 투수 강효종의 장점도 빠르게 캐치해 무실점 피칭을 합작했다. 유강남이 LG 타자를 잘 아는 것처럼 박동원도 키움 타자를 잘 안다. 고척 위닝시리즈에는 포수로서 박동원의 비중도 작지 않았다.

◆개막 8경기 간단 리뷰

팀 성적 6승 2패(수원 KT전:패승·고척 키움전:승패승·잠실 삼성전:승승승)

팀 평균자책점 2.47(1위), 선발 평균자책점 2.70(1위), 불펜 평균자책점 2.73(3위)

팀 타율 0.285(3위), 팀 홈런 0개(10위), 팀 OPS 0.705(6위)

MVP: 오스틴 딘 8경기 27타석 타율 0.375 2타점 OPS 0.986

◆이번주 일정과 지난 시즌 맞대결

4월 11일~13일 사직 롯데전, 14일~16일 잠실 두산전

롯데에 2022시즌 상대 전적 7승 8패 1무로 열세

두산에 2022시즌 상대 전적 10승 6패로 우세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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