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스타탄생(A Star is born)’

미국 할리우드의 단골메뉴다. 2018년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 주연을 비롯해 1976년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1954년 주디 갈란드와 제임스메이슨, 1936년 자넷 게이노와 프레데릭 마치 등 4편의 스타탄생 영화가 제작돼 공전의 히트를 쳤다.

피츠버그 출입기자는 배지환의 2023년 개막전 엔트리 등재가 유력하다면서도백업 2루수와 내외야를 볼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맨으로 전망했다. 1루수 최지만은 당연히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 31일 발표된 명단에 포함됐다.

개막전인 터라 루키 배지환의 신시내티 레즈 원정 스타팅 출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오히려 최지만은 개막전 선발 1루수로 출장할 것으로 보였으나 베테랑 카를로스 산타나가 출전했다. 신시내티 선발은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 헌터 그린. 피츠버그 데렉 셀턴 감독은 우완의 좌타자 매치업으로 배지환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8번에 매치업으로 배치한 배지환 카드는 적중했다. 개막전 신시내티전 승리의 수훈갑은 강한 어깨, 빠른 송구, 최강의 타구 출구속도를 자랑하는 장신 유격수 오닐 크루즈 톱타자다. 그러나 크루즈 수훈에 주춧돌은 놓은 게 하위타순 8번 배지환과 9번 포수 오스틴 헤지스다. 8~1번 3타자가 팀의 5-4 승리 5점을 모두 올렸다. 크루즈는 홈런과 8회 볼넷으로 출루한 배지환을 희생플라이로 불러 들였다. 크루즈 결승타점, 배지환은 결승득점이다.

배지환은 3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160km(100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는 그린으로부터 뽑았다. 4회 좌측 2루타를 터뜨린 뒤 3루 도루도 성공했다. 주무기 빠른 발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2루에서 3루 도루는 좌완일 때 유리하다. 하지만 우완 그린을 상대로 과감하게 도루에 성공했다. 구단이 기대한 이상의 활약으로 개막전 승리에 기여했다.

루키 배지환의 활약은 외신사진으로 드러난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콜업된 뒤 스프링트레이닝까지 사진이 고작 4장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날 개막전 활약으로 올라온 사진만 7장이다. 타격, 수비, 덕아웃에서 동료들로부터 환영, 경기 후 하이파이브 등 피츠버그 구단도 놀랄 정도다. 피츠버그는 팀이 약하고 스타플레이어도 적어 사진 찾기가 쉽지않다.

물론 개막전 활약이 시즌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MLB는 162경기의 대장정이다. 굴곡을 이겨야 되고 부상없이 한 시즌을 뛰면 성공이다. 자연스럽게 팀 공헌도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개막전은 역사로 남는 기억되는 경기다. 배지환으로서는 MLB에 데뷔 후 이런 활약은 처음이며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았다. 구단과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 당분간 주전 출장도 보장받는다. 이 기회를 살리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적어도 2023년 MLB 개막전 피츠버그의 스타탄생은 배지환이다.

moonsytexa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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