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일단 플레이오프까지는 통했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과의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앞서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고비는 넘겼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막바지에 팀의 핵심이자 주장인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의 발목 부상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전광인의 입지는 범접 불가 수준이다. 전광인은 이번시즌 정규리그에서 34경기 122세트를 소화하며 406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56%. 여기에 리시브효율 40%로 수비적인 면에서도 비중이 큰 선수가 바로 전광인이다. 전광인을 비롯해 아포짓 스파이커 허수봉, 또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 오레올까지 삼각편대가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공격라인이었다.

한 축이 무너지면서 최태웅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 다양한 카드를 내세웠다. 1차전에서는 문성민이 18득점을 책임지며 경기를 끌어줬고, 2차전에서는 이시우가 등장해 깜짝 활약을 했다. 3차전에서는 이시우와 홍동선이 역할을 분담하며 승자가 됐다.

전광인의 챔피언결정전 출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최 감독은 “전광인이 재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본인은 의욕도 있고, 경기장에도 나와 있는데, 선수 보호차원에서 아직은 안 될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라며 출전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전광인의 빈 자리를 ‘돌려막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상대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1위팀 대한항공은 남자부의 ‘끝판왕’이다. 정규리그서 26승10패로 가장 많은 승점을 수확하게 비교적 여유롭게 1위를 확정했다. 게다가 지난 19일 경기 이후 휴식까지 취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틀 간격으로 살인적인 강행군을 이어온 현대캐피탈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상대전적에서도 현대캐피탈이 크게 밀린다. 이번시즌 6전 1승5패다.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도 완패했다.

뿐만 아니라 전광인 공백을 잘 메워도 세터 싸움을 걱정해야 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장신 세터 김명관이 서브와 블로킹을 앞세워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대한항공을 상대로도 잘 먹힐지 알 수 없다. 대한항공에는 국내 최고 세터 한선수가 버티고 있다. 한선수의 가장 큰 약점은 체력인데 이마저도 공략하기 어렵다.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지만 최 감독은 자신감 있게 부딪히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조금 걱정은 되지만 자존심을 걸고, 정규리그에서 역전 우승을 못했으니 챔프전에서 해보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30일 인천에서 열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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