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결장 기간이 길지는 않을 전망이다. 4월 중준 정도에는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시작부터 함께 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 LG가 마무리투수 고우석(25), 그리고 거포 유망주 이재원(24) 없이 4월 1일 개막전을 맞이한다.

둘 다 사실상 개막 엔트리 불가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고우석은 대회에 앞선 지난 6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와 평가전에서 투구 중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다. 당시 현지 검사 결과로는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였지만 귀국 후 검사 결과 치료까지 2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16일 1군이 아닌 이천 재활군으로 내려갔고 최근 캐치볼에 들어갔다. 실전 투구수와 이닝수가 많지 않은 마무리투수지만 아직까지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개막전은 물론 그리고 개막 첫 주까지도 1군 등판이 어려울 전망이다. 2군에서 2, 3경기 실전에 임한 뒤 돌아온다고 가정하면 4월 중순이 현실적인 복귀 시점이 될 수 있다.

고우석은 지난해 61경기 60.2이닝을 소화하며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피안타율 0.173,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로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비시즌 훈련에도 철저하게 임하며 대표팀 캠프 기간 정상 컨디션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투수였다. 그러나 유독 잔인한 3월을 보냈고 WBC 무대는 물론, 새 시즌 출발선에도 설 수 없게 됐다.

이재원은 구단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3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파워 하나는 특급임을 증명했다. 타고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타구속도 시속 180㎞대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작년 11월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이재원 성장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이재원 또한 비시즌부터 캠프까지 타격 메커닉과 타격론을 정립했다.

그런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 기간 막바지 다친 왼쪽 옆구리를 다시 다쳤다. 지난 24일 가까스로 1군에 복귀해 시범경기를 소화했는데 단 2경기만 뛴 후 또 재활군으로 향하고 말았다.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로 활약한 것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회복까지 2주. 개막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에 맞서 이재원을 투입하려던 염 감독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LG의 최대 장점은 뎁스다. 불펜진과 야수진이 특히 그렇다. 고우석과 이재원 모두 대체할 카드가 있다. 시범경기에서 이를 시험했다. 고우석 대신 이정용(26), 이재원 대신 송찬의(24)가 부지런히 출전했다.

이정용은 지난 27일 잠실 SSG전까지 5연속경기 무실점에 3세이브로 순항하고 있다. 2022시즌 중에도 한 차례 연투 중인 고우석을 대신해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2019년 1차 지명 당시 향후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는 파워피처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시즌 초반 그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송찬의는 2년 연속 개막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시범경기 기간 한층 향상된 선구안도 보였다. 27일 잠실 SGG전까지 타율 0.262 3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1로 활약했다. 벤자민에 맞설 우타 카드로 송찬의가 유력하다.

선수들은 작년 11월부터 4월 1일 개막전을 바라보며 몇 개월을 준비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훈련하는 선수와 함께 큰 목표를 세웠다. 개막전 이탈이 허무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은 길다. 이정용과 송찬의가 활약해 뎁스를 증명하면 고우석과 이재원이 돌아오는 시점에서는 가속페달을 밟는다. 염 감독은 상황에 따라서는 송찬의와 이재원을 함께 라인업에 넣는 것도 고려 중이다.

4월 1일부터 13일까지 KT, 키움, 삼성, 롯데와 총 11경기 결과가 LG의 시즌 초반 흐름을 결정할 것이다. 버티면서 위에 있으면 4월 중순부터는 더 높이 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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