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천=강예진기자] 딱 4년 만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7)으로 돌려세웠다. 3판 2선승제서 2승을 챙기면서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게 됐다.
깔끔한 승리였다. 기선제압이 중요했던 1차전(3-0)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았다. ‘클러치박’ 박정아가 21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쌓았다. 캣벨이 19점으로 뒤를 받쳤고, 배유나도 11점으로 힘을 보탰다. 삼각편대가 고른 득점포를 보였다.
세터 이윤정의 침착한 플레이가 한몫했다. 포스트시즌 전 미디어데이서 “윤정이 간이 얼마나 큰지 보겠다”고 한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경기 후 “윤정이가 잘해서 깜짝 놀랐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긴장하지 않고, 흔들리는 모습이 크게 없었다. 스스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같더라. 그런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엄지를 지켜세웠다.
아무도 예상 못한 챔프전 진출이다. 도로공사는 이번시즌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지난시즌 주전 세터였던 이고은과 외인 켈시를 떠나보냈다. 프로 2년차 이윤정이 팀을 이끌어야 했고, 시즌 전 뽑았던 외인 카타리나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고전했다. 시즌 내내 세터와 호흡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결국 해냈다. 베테랑이 중심을 잡았고, 점차 안정감을 찾았다.
리베로 임명옥은 “솔직히 그런 이야기(하위권)를 들었을 때 자존심이 상했다. 그럼에도 경기를 치르다 보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정아는 “오히려 부담 없이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였다”고 웃으며 “부담 없이 하다 보니 더 잘 된 듯하다”며 웃었다.
흥국생명과는 4년 만에 챔프전에서 만난다. 도로공사는 2018~2019시즌 흥국생명과 챔프전에서 맞붙었는데, 1, 2차전을 팽팽하게 나눠 가진 뒤 3~4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흥국생명은 창단 3번째 통합우승을 일궜다.
선수 대부분이 바뀐 흥국생명과 달리, 도로공사에는 당시 챔프전을 밟았던 선수가 많다. 임명옥을 비롯해 정대영, 박정아, 문정원, 전새얀 등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다. 임명옥은 “당시 영상을 봤다. 오랜만에 보니까 짜릿했다. 2차전까지 1승1패 후 김천으로 내려왔는데 패했다. 볼 하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아쉽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박정아는 “지고 들어갈 순 없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후회 없이 다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kkang@sportsse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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