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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제1대 트롯맨의 왕관이 무겁다.”(우승자 손태진)황영웅을 솎아낸 ‘불타는 트롯맨’이 오명을 벗고 새로운 2막을 열 수 있을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에서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 톱7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손태진, 신성, 민수현, 김중연, 박민수, 공훈, 에녹 등 톱7이 참석해 3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과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지난 7일 방송된 ‘불트’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제1대 트롯맨’은 손태진의 품으로 돌아갔다. 최종회 방송에서 통편집된 황영웅이 빠지면서 자동으로 1차 결승전 1위에 올라선 손태진은 이변 없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신성, 3위는 민수현, 4위는 김중연, 5위는 박민수, 6위는 공훈, 7위는 에녹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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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후 감격의 눈물을 쏟아낸 손태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못다 한 소감을 밝혔다. 손태진은 “감사한 상을 받았다. 1등 발표 직후에 모든 게 하얘져서 정신이 들기까지 며칠이 걸렸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소회를 전했다. 경연을 마친 후 근황에 대해선 “해외에서 들어와 계신 부모님과 지방에서 올라오신 친척분들과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다. ‘축하한다’보다 ‘고생 많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그는 JTBC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이자 가수 심수봉의 조카 손자로 출연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손태진은 “성악을 전공했지만 크로스오버 가수로 활동하면서 이전에도 대중가요와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편곡하며 제 스타일로 노래를 해왔다”며 “앞으로 하는 음악도 벽을 세우기보단 저만의 해석으로 한국 가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파하는 하나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고 트로트를 넘어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약 6억 원을 받은 손태진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은 안 해봤다. 일주일 정도밖에 안됐고 1등을 예상도 못 했기 때문에 아직 계획은 없다. 다만 동료들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해서 톱7과 함께 여행을 가서 대접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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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내공을 빛내며 2위에 오른 신성은 아쉬움과 후련함이 동시에 든다며 “많은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똑같은 일상이다.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아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3위에 오른 민수현은 “정신없이 달려왔고 모든걸 쏟아낸 경연이라 후련한 상태다. 9년 동안 매니저를 해오신 아버지와 대전을 내려가 데뷔 후 처음으로 노래교실을 찾아가 노래도 부르고 에너지를 받고 왔다”고 말했다.
방송을 마친 후 고향인 서천에 다녀왔다는 박민수는 “시장에 가서도, 밥 먹으러 가는 곳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서천의 아들’답게 이 에너지 잃지 않겠다”고 벅찬 마음을 이야기했다. 오랜 ‘뮤지컬 프린스’에서 ‘트롯 황태자’로 거듭난 뮤지컬 배우 출신 에녹은 “무대를 끝내자마자 대학로 공연장에 후배들을 만나러 갔다. 3월에 참여하기로 한 공연이 있었는데 몸이 안좋기도 했고 시간이 없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마음의 짐이 항상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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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트’에 영광의 순간만 있진 않았다. 시청률 상승 곡선을 달리던 ‘불트’는 경연 후반 황영웅의 사생활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황영웅은 지난달부터 불거진 상해 전과 의혹, 학교 폭력, 데이트 폭행 의혹 등으로 비난 여론에 휩싸였고 결국 결승 2차전 직전 하차를 결정했다.
앞서 제작진은 각종 논란에 휩싸인 황영웅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샀고, 훼손된 프로그램 이미지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경연 준비에 열을 올렸던 출연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방송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제작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현장에서 황영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진행을 맡은 김정근 아나운서는 “이 자리에 없는 분에 대한 답변은 조심스러울 거 같다”며 질문을 피했다. 그러나 종영 후에도 여전히 지울 수 없는 황영웅 논란에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고, 결국 손태진이 마이크를 들었다. 손태진은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경연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집중해서 각자의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게 우선이었다. 그만큼 서로 더 의지하려 노력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황영웅이 사라지면서 어부지리로 1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손태진은 “더 좋은 노래로 보답하겠다”고 다잡았다. 손태진은 “가수로서 노래하며 활동할 수 있단게 행복한 일인데 앞으로 어떻게 더 공감을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도 고심하겠다. 열심히 노래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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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을 마친 ‘불트’는 스핀오프 프로그램, 갈라쇼, 전국투어 등을 잇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종영 스페셜 방송인 ‘불타는 시상식’과 ‘불타는 디너쇼’에서는 톱7을 비롯해 전종혁, 남승민, 이수호, 최윤하, 박현호, 김정민 등 준결승 진출자 톱13의 뜨거웠던 3개월간의 경연 기록과 무대에서 못다 부른 트로트 명곡들을 전하는 갈라쇼의 내용이 담긴다.
4월 29·30일 양일간 서울 KSOP DOME에서 진행되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도 연다. 김종연은 “현장에서 느끼는 희열은 대단하다. 방송으로 보시는 것보다 몇 배 큰 감동을 드릴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가인, 임영웅, 영탁 등 앞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들에 이어 트로트 열기를 이어가고 싶다는 톱7. 신성은 “송가인, 임영웅과 한때는 같이 활동했던 동료로서 그들이 잘 된 모습에 매우 기쁘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트로트가 지금도 탄탄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만든 자리에 저희의 매력으로 힘을 보태겠다. 트로트가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훈은 “트로트 열풍의 주역들 덕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로트 가수의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도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불트’로 3개월을 땀 흘리며 노력했을 출연들의 어깨만 무거워졌다. 경연의 시간 동안 “10년치의 희로애락을 느꼈다”는 톱7의 ‘피, 땀, 눈물’이 경연 후 이어질 새로운 2막에서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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