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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야구심판(가운데)이 키움 퓨처스 설종진 감독(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 키움히어로즈.

[스포츠서울 | 가오슝(대만)=황혜정기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프로 야구장 그라운드를 누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선수단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러닝을 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야구 심판’. 검은색 심판 유니폼을 입고 경기 시작도 전에 “아웃! 세이프!”를 큰 소리로 외치며 훈련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궁금증을 7년 차 대만 현직 야구 심판 샘(25)이 해결해줬다. 샘은 “대만에서 야구 심판들은 이렇게 항상 경기 시작 전에 단체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하나, 더 나은 판정을 하기 위해 미리 동체 훈련을 하는 것이란다. 샘은 “워밍업을 하며, 판정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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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모여서 훈련을 하는 대만 야구 심판들. “아웃” 콜을 외치고 있다. 가오슝(대만)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한국에서는 한번도 본 적 없는 광경이라 놀라움의 연속이다. 심판들은 30분 가량 “아웃! 세이프!”를 열심히 외치며 구령을 넣었다. 콜을 외치는 위치도 계속 바꿔갔다. 외야부터 시작해 내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언뜻 크게 외치는 연습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 경기에서도 대만 심판들의 콜은 경기장 2층에 위치한 실내 기자실까지 쩌렁쩌렁 들렸다.

시즌 개막 전이기 때문에 심판들이 연습경기를 핑계로 사전에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샘은 “대만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심판들은 이렇게 사전에 모여 매번 함께 연습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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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모여서 홈팀 선수들과 훈련을 하는 대만 야구 심판들. 가오슝(대만)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뛰어다니며 구령 연습을 한 뒤에는 대만 심판들이 홈·원정팀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현장에 다가가 시뮬레이션 콜 훈련을 했다.

예를 들어, 선수들이 홈에 들어오는 연습을 하고 있으면 옆에 붙어있다가 “아웃” 또는 “세이프” 콜을 외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타자들이 라이브 베팅을 하고 있으면 3루 라인에 서 있다가 파울 지역 어느 쪽으로 공이 떨어지는지 보고 콜을 외치기도 했다.

대만만의 독특한 훈련법인 것이다. 그만큼 정확한 판정을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 샘은 웃으며 “대만 심판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더 정확한 판정을 위해 우리는 훈련한다”라고 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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