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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에넥스필드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실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대형 계약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이 열렸다. 하지만 보장된 길은 아니다. 계약규모 만큼 옵션 비중이 크다. 옵션이 실행돼 인센티브 조건을 충족시켜야 선수와 팀이 모두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다. NC 내야수 박민우(30)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는 지난해 11월 NC와 8년 최대 140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보장기간은 5년, 보장금액은 80억원. 나머지 3년과 60억원은 옵션이다. 5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면 80억원에 10억원을 더한 90억원을 수령한다. 더불어 5년 동안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을 충족시키면 플러스 3년. 그리고 이 기간 동안 50억원을 받을 수 있다.

NC 구단은 창단 멤버이자 종신 선수로 박민우와 함께 할 뜻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박민우가 최근 2년 동안 고전했던 것을 고려해 보장 규모를 마냥 높이지 않았다. 즉 박민우가 골든글러브 2루수 시절의 모습을 회복하면 역대 최장 8년, 그리고 140억원 빅딜이 완성된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투산 에넥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박민우는 18일(한국시간) 계약을 맺은 순간을 회상하며 “기간 8년은 우리 측에서 구단에 먼저 제시를 했다. 과연 구단이 이를 어떻게 생각해주실까 궁금했는데 구단도 처음부터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주셨다”며 “계약 진행이 순조로웠다. 계약을 하고 나니 홀가분했고 구단과 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에 안도감도 느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NC 구단의 창단 멤버라는 게 참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내가 프랜차이즈 스타까지 될지는 모르겠다. 조금 과분한 말인 것 같다.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고 자신을 낮추면서 “그럼에도 구단이 나를 생각해줬기에 이런 계약이 됐다. 예전 일을 후회하면서 감사함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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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에넥스필드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미소짓고 있다. 제공 | NC 다이노스

비보장 액수가 크지만 이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박민우는 “옵션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 책임감도 느낀다”며 “일단 올해 팀이 잘해야 한다. 자신은 있다. (박)석민이형이 올해 굉장히 준비를 잘 하고 있고 김주원과 오영수도 지난해 경험을 많이 한 만큼 더 발전할 것이다. 내가 굳이 리더 역할을 하기 보다는 젊은 선수들과 즐겁게 시즌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과제에 대해서는 “역시 타격이다. 도루와 수비는 자신이 있다. 도루의 경우 작년에 21개를 했는데 조절하면서 뛰었음에도 20개를 넘겼다. 마음 먹으면 30개는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이전의 타율을 되찾아야 한다. 내가 홈런을 치는 타자는 아니다. 그만큼 타율과 출루율은 높아야 한다. 그래도 3할은 쳐야 한다고 본다”고 목표점을 응시했다.

2021년 타율 0.261, 2022년 타율 0.267에 그쳤지만 통산 타율은 0.320인 박민우다. 2019년 타율 0.344 OPS 0.836, 2020년 타율 0.345 OPS 0.877로 2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민우는 “당장 골든글러브가 목표는 아니다. 일단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의 성적을 다시 내는 게 목표”라며 “당시 성적을 내도 더 잘 하는 선수가 있으면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그 때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2년 연속 변화가 많은 NC다. 핵심 선수들이 이적했고 그만큼 새로운 선수들로 채워졌다. 박민우는 “외부에서 우리 팀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안다. 하지만 늘 그랬듯 가을야구와 우승을 목표로 캠프에 왔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상대가 우리 전력이 약해졌다고 만만하게 들어오면 우리에게 더 크게 당할 것이다. 작년 후반기에 그랬던 것처럼 어린 선수들은 계속 좋아질 것이고 신구조화도 잘 될 것이다. 지키는 것보다 올라가는 게 더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시 올라가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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