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SSG 추신수. 2021.3.13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추신수(41·SSG)에게서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을 원했던 것일까.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을까. 그랬던거 같다. 캠프가 시작됐지만, 그 여진은 아직까지 야구판을 흔들고 있다.

나는 추신수가 개인의견을 소신있게 밝혔다고 본다. 야구 전문가로 야구계에 화두를 던졌다고 본다. 영향력이 큰 만큼 파장도 컸다. 문제는 그의 발언이 ‘정답은 아닐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거다. 일국의 대통령도 사안에 따라 정답을 못낸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의 발언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물론 그의 발언이 마음에 안들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틀린건 아니다. 다를 뿐이다. ‘정반합’처럼 다름이 부딪혀 답을 찾아야할 따름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강조한다. 야구 꿈나무도 마찬가지다. ‘창조적’ 플레이를 요구한다. 다름을 인정하는게 ‘창의·창조’의 시작점이다. 그런데 프로야구는 반대의 길을 걷는다. 앞뒤가 안맞는다. 추신수의 경우, 안우진의 학폭 부분만 조명받으며 뭇매를 맞았다. 추신수는 학폭을 옹호하지도 않았다. 그의 전체발언을 보면 안우진 관련은 일부이며 전체 맥락은 야구발전이 주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마녀사냥을 넘어 집단린치를 당했다.

내가 MLB 출신 추신수에게 기대한 건, 뛰어난 플레이가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야구했고 경쟁에서 성공했다. KBO 선수들과 다른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래서 나는 추신수가 다른 소리를 내길 바랐다. 다른 시각을 제시하길 바랐다. 추신수까지 KBO에서 뛴 선수들과 같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

결과적으로 추신수는 다른 말을 했고, 일부 발언 때문에 맹폭 당했다. 그럼에도 나는 의미있다고 본다. 이강철 감독, 김현수, 안영명 등 여러 야구인이 시즌 목표 외에 개인 의사를 조금씩이나마 밝혔다. 추신수 덕이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야구인이 소신 발언을 하길 요청한다. 프로선수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다. 그들이 동참하고 소리를 내야 리그가 발전한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에게도 창의·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일을 시작점으로 상호 슬기롭게 의견을 주고 받는 문화가 확산했으면 좋겠다. 미국은 말할것도 없고 일본만 봐도 장훈, 다르빗슈 등 여러 야구인이 민감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한다. 지적할건 확실하게 지적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말이 늘 정답은 아니지만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한다.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쓰다. 약이 쓰다고 해서 틀렸다고 외면하면, 우리는 언제나 제자리일 뿐이다.

KBO 10구단이 지난 1일 스프링캠프를 일제히 시작했다. 다들 툭툭 털고 힘차게 뛰길 기원한다. 추신수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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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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