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역투하는 여건욱
[스포츠서울]2014 한국프로야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6일 SK와이번스와 한화이글스가 문학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SK 밴와트의 부상으로 선발로 나선 여건욱이 한화전 역투를 하고 있는 가운데 SK타선은 1회말부터 폭발 앨버스를 맹폭해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2014.10.06. 인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SK에 트래비스 밴와트(28)는 없었다. 하지만 여건욱(28)이 있었다. 여건욱이 인생 최고의 역투를 펼치며 SK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여건욱은 6일 문학 한화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8회까지 115구를 던지며 3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3패)째를 따냈다. 시즌 두 번째 선발승이 중요할 때 나왔다. 홈구장인 문학구장에서 통산 20경기에 등판해 4패에 그쳤던 그는 감격적인 홈구장 첫 승까지 기록했다. 게다가 한 경기 최다 이닝, 최다 투구 기록도 새로 썼다. 이전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는 지난 9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록한 7이닝(2실점), 101구였다. 여러모로 여건욱에게 최고의 날이었다.

여건욱은 1회부터 터진 타선의 지원 속에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 선두타자 송광민에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정근우 타석 때 송광민의 2루 도루를 잡아냈다. 세이프 판정이 나왔지만, 심판 합의판정에 의해 아웃으로 바로 잡은 게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줬다. 이후 6회 2사까지 한화 타자들은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6회 2사 뒤 강경학이 비로소 여건욱을 상대로 이날 두 번째 안타를 뽑아냈다. 여건욱은 7회 1사에서 김경언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태균을 상대로 병살을 유도해냈다. 8회도 삼자범퇴로 막고 이날 피칭을 마쳤다.

사실 이날 선발투수는 밴와트로 예정됐다. 하지만 밴와트가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등판 불가를 알렸다. 구단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SK 이만수 감독은 여건욱을 대체자로 낙점했다. 여건욱은 이날 최고 구속 146㎞의 공을 던졌다. 구속보다 종속이 좋았고, 무엇보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묵직한 공이 제구되니 한화 타자들로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체인지업도 우타자 몸쪽으로 잘 떨어지며 결정구로 잘 써먹었다.

여건욱은 경기 후 “팀이 정말로 중요한 시점에서 던지게 돼 부담이 많았다. (정)상호 형의 리드가 좋았고, 믿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팀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여건욱 같은 선수가 잘 던져야, SK의 미래가 밝다”고 했다. 이날 여건욱은 이 감독의 기대에 100% 이상 화답했다.
문학 |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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