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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중요한 건 전술이 아니라 우리 원칙.”

최정예로 치르는 마지막 월드컵 모의고사.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사실상 ‘직진’을 선언했다. 지난 4년간 지향해온 후방 빌드업을 기본으로 한 빠른 공수 전환을 승부수로 언급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결전을 하루 앞둔 벤투 감독은 취재진과 화상 기자회견에서 “카메룬은 피지컬이 강하고 기술적으로도 빠른 팀이다. 우리처럼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며 “늘 그랬듯이 목표는 승리다. 또 (부임)초기부터 구축한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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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예정된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성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은 카메룬전 이후 해산한다. 이후 11월 24일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첫판을 앞두고 국내에서 국내파만 소집돼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한 뒤 카타르로 이동, 현지에서 해외파가 가세해 완전체가 된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오는 11월14일 카타르 도하로 대표팀이 이동하는데 현지에서 공식 평가전 없이 조별리그를 대비한다. 한마디로 카메룬전은 월드컵을 앞둔 최종 실험대다.

가장 큰 관심사는 수비 전문 미드필더 2명 배치(더블 볼란치). 지난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한국은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이 3선을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 6월 브라질, 칠레 등 강호와 격돌한 A매치 4연전에서 원 볼란치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승승장구한 한국은 브라질전에서 무려 5골을 내주며 대패했다. 당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우영 홀로 개인 전술이 뛰어난 상대 공격수를 일차적으로 저지하는 데 어려워했다.

카메룬전에 앞서 열린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와 9월 A매치 첫 경기(2-2 무)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두 골을 내줬다. 이날 역시 3선을 홀로 지킨 정우영이 상대 역습 때 실수가 나왔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합류해 강력한 일대일 방어를 뽐냈지만 그가 전방으로 올라섰을 때 정우영과 나머지 수비수간의 조직적인 커버도 수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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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같은 H조에 속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은 코스타리카보다 세면 셌지 약한 화력을 지닌 팀이 아니다. 여전히 도전자 입장으로 월드컵을 치르는 아시아 팀에 상대 공격을 일차적으로 틀어막고 공격으로 전환하는 구실을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오를 때 기성용 김정우, 2012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달성했을 때 기성용, 박종우가 각각 ‘더블 볼란치’로 전술의 핵심 구실을 했다. ‘벤투호’에도 이런 실험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기존에 유지한 틀을 완성하는 데 힘을 줄 뜻을 보였다. 그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우리 수비 조직은 좋았다. 다만 (수비로) 전환할 때 숫자가 부족한 게 있었다. 우리의 실수 또는 경기 중 누적된 피로 등이 원인이 됐다”며 “미드필더 2명을 두는 개념보다 (수비 때) 압박을 어디서 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은 ‘사실(팩트)’를 좋아하지 않느냐. 우리가 볼 탈취 이후 창출한 기회 수를 보면 수비 조직 관련해서 (긍정적인 것을) 볼 것”이라고 했다. 수비 전문 미드필더 수를 늘리는 것보다 황인범처럼 공격 재능을 지닌 중앙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 타이밍이나, 조직적인 커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톨파시도 황인범[포토]
황인범이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고양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기자회견에 동석한 황인범도 “선수끼리 수비시 누군가 압박을 나갔을 때 어떻게 커버해주고, 공격으로 나갈 때 어떻게 움직일지 얘기한다”고 언급했다.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에서 “1명 이상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특정 선수의 경기력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향하는 틀과 베스트11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강인이나 ‘영건’ 양현준의 투입 역시 “지켜봐야 한다. 경기 중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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