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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이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와 원정경기에서 땅볼 타구를 잡고 있다. 디트로이트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미국과 일본처럼 한국도 본격적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에 돌입했다. 기술위원회가 30일 한 자리에 모여 예비 엔트리를 논의했고 대표팀에서 핵심구실을 할 해외파 선수 선발도 곧 진행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해외파 선수들을 확인하고 있다. 해외파 전력인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최지만(탬파베이) 외에도 토미 애드먼(세인트루이스), 데인 더닝(텍사스), 미치 화이트(토론토),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코너 조(콜로라도) 등도 태극마크를 다는 게 가능한지 확인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는 2006년 1회 대회부터 부모는 물론, 조부모의 국적까지 고려해 대표팀을 선택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선수 신분 확인 외에 MLB 구단의 의견도 중요하다. 초기 WBC에서 특정 MLB 구단은 투수의 WBC 참가 자체를 금지했다. 2009년 추신수의 경우 클리블랜드 구단 요청으로 지명타자로만 경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소속 구단 의사 또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한국은 다소 보수적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해외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추어 혹은 프로 시절 한국에서 야구를 한 해외파로 대표팀 선수를 한정지었다. 반면 이번 WBC에서는 전향적으로 시야를 넓게 두고 있다.

내야수 토미 애드먼, 선발투수 데인 더닝이 태극마크를 달면 대표팀 전력도 향상된다. 특히 애드먼은 내야수로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수비력은 메이저리그(MLB) 상위권으로 평가 받는다. 더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로태이션을 돌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어렵다면 더닝의 합류가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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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토미 에드먼이 지난 29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 홈경기에서 솔로포를 친 후 한호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 AP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의 의지다. KBO와 기술위원회가 섯불리 이들의 대표팀 합류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MLB 사무국을 통해 신분이 확인되면 KBO와 기술위원회는 태평양을 건너 대상 선수들을 만날 계획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뛸 의지가 있는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는 어떤지, WBC 대회가 본인에게 어떠한 동기부여가 되는지 등을 묻고 이들을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이후 예비 엔트리가 구성된다. 유격수 김하성과 2루수 애드먼으로 MLB 키스톤 콤비를 구축할 수 있고 더닝이 김광현, 고영표 등과 로테이션을 돌 수도 있다. 화이트 역시 올해 빅리그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레프스나이더와 조는 내외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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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선발투수 데인 더닝이 지난 19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텍사스 | AP연합뉴스

미국은 MLB 사무국의 의지대로 WBC 붐업을 진행하고 있다. MVP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슈퍼 스타들의 미국 로스터 합류를 알린다. 어느덧 야수 10명 이상이 미국 대표팀 참가를 확정지었다.

일본 또한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빅리거들의 WBC 참가를 권유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니혼햄 파이터즈에서 감독과 선수로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구리야마 감독이 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데 있어 오타니와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많다.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는 물론,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3 WBC에서 일본과 같은 B조에 배정됐다. 2023년 3월 10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한일전을 치른다. 하루 전인 9일 정오에는 호주와 B조 첫 경기에 임한다. 12일에는 예선 통과국과 B조 세 번째 경기, 13일에는 중국과 B조 마지막 경기를 소화한다. B조에서 상위 두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과 일본이 2라운드에 진출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은 2라운드에서도 격돌한다. 한일전 결과가 곧 2023 WBC 최종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최강전력을 갖추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 또한 엔트리 구성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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