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순천=강예진기자] 강행군 속 대한항공 임동혁(23)이 일어설 수 있던 이유, ‘책임감’이다.

무럭무럭 자란다. 여전히 성장 중이다. 경기 내적인 측면뿐 아니라 외적인 측면도 포함한다.

임동혁은 28일 전남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16, 25-23, 25-23)으로 꺾는 데 크게 일조했다. 2세트 6점 차 뒤진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블로킹과 공격 등으로 떨어졌던 팀 분위기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

만점활약이다. 블로킹 4개, 서브 1개를 묶어 총 양 팀 최다 20점(공격 성공률 46.87%)을 책임졌다. 앞선 경기와 비교해 공격 성공률이 다소 낮았지만, 필요한 순간 팔을 걷어붙였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역시 “너무 잘했다. 칭찬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사실 체력 한계에 부딪혔다. 임동혁은 지난 7월 안방에서 열렸던 2022 FIVB(국제배구연맹) 발리볼챌린저컵과 태국에서 진행된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소화 후 곧장 팀에 합류했다.

빡빡한 일정 속 한계를 넘어서야 했다. 임동혁은 “사실 오늘 경기는 시작도 전에 너무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어떤 플레이로 커버해야 할까 고민했다. 힘든 티 내지 않고, 공격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로 어떻게 그 한계점을 극복해야 할지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책임감도 더해졌다. 임동혁은 “이번 컵대회를 통해 형들의 마음을 알게 됐다.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그만큼 선수들이 의지를 많이 하고 있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년 전 이 대회 MIP였지만 이번엔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기자단 전체 31표 가운데 26표(정지석 3표, 기권 1표)를 받았다. 생애 첫 MVP 수상이다.

임동혁은 “당시 상대도 한국전력이었다.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됐다. 오늘만큼은 꼭 우승해서 마지막에 웃고 싶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팀원들이 도와준 덕에 상까지 받았다. 다 같이 웃을 수 있어 더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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