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안우진 \'이 악물고 역투\'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키움 안우진(23)이 김광현(34·SSG)과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따냈다.

안우진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96개를 던져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삼진 7개를 솎아냈다. 6회까지 106개를 던지며 5안타 2실점한 김광현에 완승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57㎞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와 커브 조합으로 SSG의 예봉을 피했다. 마침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가 ‘직관’했는데, 향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 과정에 안우진의 이날 역투가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빠른 공 대응이 좋은 SSG 타선을 상대로 안우진식 ‘느림의 미학’을 전개한 게 눈에 띄었다. 1회초 추신수 최지훈에게 체인지업을 전진배치해 타이밍 싸움을 걸더니 최정에게는 시속 154㎞짜리 강속구로 윽박질렀다. 2회 상대한 SSG 중심타선에는 슬라이더를 카운트 피치로 활용하면서 커브를 가미해 ‘원 타이밍 스윙’을 봉쇄했다. ‘안우진은 강속구’라는 등식을 완급조절로 무너뜨린 셈이다.

[포토] 안우진 \'어제 패배를 갚아주마\'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3회 1사후 이재원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안우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완성하는 5회 살짝 흔들렸다. 1사 후 김강민에게 중전안타, 전의산에게 볼넷을 내줘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재원에게 슬라이더, 최주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배트를 끌어냈고,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각각 잡아냈다.

큰 위기를 넘기자 다시 2이닝을 ‘순삭’했다. 지난달 28일 수원 KT전 5.2이닝 8실점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쾌투였다. SSG를 상대로 올해만 2전패(12이닝 7실점)하는 등 천적관계에 빠질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벗어났다. 더구나 상대가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이어서 자신감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우진은 “김광현 선배는 국내 최고 투수다. 롤모델이기도 하다”며 “선발 맞대결을 하면 한번 이겨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포토] 김광현 \'또 출루시켰어\'
SSG 선발투수 김광현이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경기 6회말 1사 상대 김휘집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후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타공인 국내 최고 투수 아닌가. 내가 평가할 위치가 아닌 것 같다”고 자세를 낮춘 김광현은 자존심을 구겼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까지 측정됐지만, 이날은 속구(27개)보다 슬라이더(47개)를 더 많이 던졌다. 다만 슬라이더 최저구속을 시속 122㎞까지 떨어뜨리는 등 움직임 변화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1회말 이정후에게 중전 적시타, 3회말 야시엘 푸이그에게 우중월 적시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이날 내준 안타 다섯 개 중 두 개를 이정후와 푸이그에게 허용했는데, 두 개 모두 적시타였다. 중심타선 봉쇄에 어려움을 겪은 게 후반기 첫 패전 위기에 빠진 원인이 됐다.

키움은 김휘집이 8회말 솔로 홈런을 뽑아 3-0으로 달아났다. 이날부터 새 클로저로 낙점된 김재웅이 9회초 최정에게 2점 홈런을 내준 뒤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대타로 나선 김성현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각각 돌려보내고 진땀 세이브(2승 27홀드)를 따냈다. SSG전 5연패, 팀 4연패 사슬도 끊어낸 값진 승리였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