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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결과적으로 권경원 시프트는 실패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3차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후반 4분 소마 유키에게 선제골을, 18분 사사키 쇼, 27분 마키노 슈토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벤투 감독은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변칙 작전을 들고나왔다. 김진수와 박지수, 조유민, 김문환이 포백을 구성하고 그 앞에 권경원이 자리해 미드필드에서 권창훈과 김진규를 보좌하는 전술이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권경원은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벤투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포백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2선이나 최전방, 측면으로 패스를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빌드업의 시작을 담당하는 골키퍼 조현우, 그리고 박지수가 패스 미스를 남발하면서 권경원도 함께 흔들렸다. 공을 소유하다 수비 지역에서 빼앗기기도 했고 전진 패스를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권경원은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코너틱 상황에서 제대로 점프하지 않고 반칙을 당했다는 듯이 심판에게 어필부터 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후반 23분 박지수를 빼고 조영욱을 투입해 권경원을 센터백으로 재배치했다. 사실상 전술 실험 실패를 인정한 교체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어차피 벤투호의 주전은 대다수가 유럽, 해외리그에서 뛴다. 이번 대회는 옥석을 가려 2022 카타르월드컵으로 갈 엔트리를 추리는 데 의미가 있다. 결과 자체를 크게 신경쓸 이유는 없다.

다만 기존의 미드필더들을 놔두고 센터백을 한 칸 올리는 무의미한 실험으로 의미 있는 테스트를 할 기회를 날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라리 후반 막판 들어간 김동현을 처음부터 썼다면 새로운 얼굴을 실험하는 동시에 결과까지 얻지 않았을까. 결과적인 비판이지만 벤투 감독의 안일했던 자세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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