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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인기 이유요? 그건 저도 모르죠. 호호호호.”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더 할 말이 없었다. 21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 예선전이 열린 드림파크 승마장을 찾았다. 수도권매립지 안에 골프장과 근대5종 경기장과 함께 승마장 등이 들어서 있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지만, 입간판만 보고 따라 가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자원봉사자들에게 길을 물어도 “입간판에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가라”는 대답만 나왔다. 몇몇은 “골프장은 아는데…”라며 민망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승마장은 아늑해보였다. 사람도 많았다. 아시안게임에서 유일하게 동물(말)이 출연(?)하는 종목이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팬들이 눈에 띄었다. 마장마술은 말과 인간의 호흡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아이들 눈에는 멋있어 보일 수밖에 없다. 몇몇 어린이는 “말을 사달라”며 부모에게 떼를 쓰기도 했다. 왁자지껄한 웃음꽃이 피었다.
몇몇 관객은 발길을 돌렸다. 온라인 예매로 티켓이 모두 판매돼 현장 판매분이 없다는 관계자의 답변을 듣고 나서였다. 이들은 “현장판매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는데 아예 없었나보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400~500장 티켓이 모두 팔렸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승마 인기가 이정도일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를 찾았다. 운영본부에 있을 것이라는 자원봉사자들의 얘기를 듣고 찾았더니 조직위원회 관계자인 듯 한 직원이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휴일이기는 하지만, 승마가 인기있는 이유를 묻자 “현장판매도 마감됐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승마에 관중이 몰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요점만 찍어 묻자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며 “저희도 모르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승마장뿐만 아니다. 대부분 아마추어 종목이 다 그렇다. 몇몇 경기장은 출입문을 찾아가는 것도 어렵다. VIP 출입구만 정확한 화살표로 방향을 찾을 수 있고, 미디어관계자나 일반관람객 등은 화살표를 따라가다 출구를 만나는 황당한 경험을 하기 일쑤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이를 지적하자 “모르는 일”로 일관한다.
아마추어 대회라고는 하지만, ‘조직위 관계자’라는 감투에 도취돼 있는 것은 아닐까. 종목에 대한 이해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배려해야하지 않을까. 다른나라에서 열린 국제대회 때마다 “운영이 형편없었다”는 것을 느꼈다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대회만큼은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종합순위에 목숨걸 게 아니라 아시아 각국 관중들이 “최고였다”고 꼽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의문이 꼬리를 무는 아시안게임이다.
인천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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