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개봉을 앞두고 외신의 쏟아지는 찬사 속에 ‘파친코’가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애플TV플러스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애플TV플러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코고나다·저스틴 전 감독)이 18일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편하지 않았던 ‘영원한 이방인’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삶과 한,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연대기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한국의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제작진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고나다 감독은 “한국의 역사를 다뤘지만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현재도 많은 이민자 가족들이 생존에 대한 결정 내려야하는 상황이다. 역사이지만 현재 진행형인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각본을 맡은 수 휴는 “역사책처럼 딱딱한 이야기를 전하는게 아니라 사랑 혹은 모성애 등의 감정을 느끼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파친코

마이클 엘렌버그 총괄 프로듀서는 “한국의 이야기들이 글로벌한 관심을 받은지 시간은 꽤 지났지만 과거와 현재의 공전이 우리 작품의 특별한 지점이다”라며 “중점을 둔 부분은 동떨어진 시대극처럼 느껴지게 하는게 아니라 현재처럼 생생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다시 짚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편적인 정서도 담고 있고 그래서 역사를 생생하게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테레사 강 로우는 총괄 프로듀서는 “여성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서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모든 가정마다 저마다의 선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제작사인 미디어레즈가 제작하고, 총괄 프로듀서 마이클 엘렌버그 등 할리우드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동시에 재미교포인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윤여정·이민호·진하·김민하·정은채·정인지·한준우·노상현·전유나 등 한국 배우들이 등장한다.

파친코 윤여정

파친코 김민하

영화 ‘미나리’를 통해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파친코’에서 윤여정은 모든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 ‘선자’ 역을 맡았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선자’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윤여정은 노년 시절의 ‘선자’로 극을 이끈다.

‘미나리’에 이어 또 한 번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 출연한 윤여정은 “역할을 받으면 리서치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 순간에 몰입한다. 사람이 역경에 빠졌을 때는 그게 역경인지 모른다. 그걸 헤쳐 나가는 데만 집중한다. 이민 이야기지만 전혀 다르다. 시간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의 큰 팬이라고 밝힌 코고나다 감독은 “윤여정이 출연하는 모든 장면에서 감탄했다. 얼굴을 보면 한국의 역사가 담겨있는 지도라고 생각했다. 모든 표정을 섬세하게 연기했고 감탄했다. 카메라 앞에 계시면 그 순간마다 감동했던게 기억난다. 미스터리한 표정들이 있어서 더 많은 걸 담고 싶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신들의 호평에 대해 “저는 늙은 배우라 그런 반응에 왔다갔다 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떤 윤여정은 “소설은 시대별로 쓰면 되지만 이걸 어떻게 화면으로 담지, 걱정했는데 첫 에피소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다같이 너무 잘했더라. 특히 젊은 선자를 연기한 민하가 신인이라 걱정했는데 너무 잘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삶에 가슴이 아팠다는 윤여정은 “이들의 삶을 잘 표현해야 되는데 생각했다. 나 혼자서도 역사에 대해 많이 배웠다. 우리가 몰랐던게 많더라”라고 덧붙였다.

일제강점기를 억척스럽게 견디는 10대 ‘선자’ 역의 김민하는 신예지만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오디션을 3~4개월을 보고 발탁된 김민하는 “영혼을 짜내서 한 오디션이었다”며 “저스틴, 코고나다 감독님 모두 ‘그 자리에 존재하고 숨쉬어라’라고 가장 많이 말씀해주셨다.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연기를 한 것뿐만 아니라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 거 같다. 내가 누군지도 알아가는 시간이어서 제게 너무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연기 호평에 대해선 김민하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 다행이다.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고 답했다.

파친코 이민호

드라마 ‘상속자들’, ‘푸른 바다의 전설’, ‘더킹 : 영원의 군주’ 등을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난 이민호는 ‘파친코’를 통해 첫 OTT 진출에 나선다. 이민호는 ‘파친코’에서 젊은 시절 ‘선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매력적인 인물 ‘한수’를 연기한다. 총명한 두뇌와 빈틈없는 사업 수완으로 무장한 한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선자(김민하 분)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인물이다.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일은 설레고 즐거운 일인 거 같다”고 운을 뗀 이민호는 개봉을 앞두고 쏟아지는 찬사에 대해 “평가가 좋다는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거 같아 흥행성과 상관없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진하는 아메리카드림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자의 손자 ‘솔로몬’ 역을 연기했다. 진하는 “쇼크 상태일 정도로 신나고, 세계에 저희의 프로젝트를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현재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기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국의 OTT 시장에서 글로벌 후발 주자들이 주춤한 가운데 ‘파친코’를 통해 애플TV플러스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편 ‘파친코’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으며 오는 25일 3개 에피소드가 공개된 이후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 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애플TV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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