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넘어지는 박장혁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 준준결승에서 넘어지고 있다. 베이징(중국)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1.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준준결승에서 일곱 번째 주자로 레이스를 펼치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기고 넘어졌다. 쇼트트랙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혼성계주를 통해 분위기를 띄우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4년간 피땀 흘린 박장혁의 노력이 최악의 빙질에 갈라졌다.#2. 7일 중국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 베이징 올림픽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던 미케일라 시프린(27·미국)은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1차 시기를 완주하지 못했다. 6번째 기문을 지나며 살짝 미끄러졌는데, 탄력 탓에 7번째 기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73승에 빛나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 스키 여제도 인공설 특유의 건조함과 딱딱함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했다.
Beijing Olympics Shiffrins Skiing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베이징 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1차 시기에서 실격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환호하고 있는 시프린. AP 연합뉴스

올림픽은 언제나 이변의 연속이다. 세계 최고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도 순간적인 실수로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빙질이나 설질이 완벽하다고 볼 수 없는 중국의 기술력도 영향이 있지만, 이 조차 전 세계 올림피언이 똑같은 조건으로 치르기 때문에 탓할 게 못된다. 하필 얼음조각이 스케이트 누군가의 날에 걸리고, 건조한 눈이 빙판이 돼 누군가의 스키를 통제불능으로 만들기도 한다. 눈과 얼음 위에서 기량을 뽐내는 겨울 스포츠의 필연이다.

[올림픽] 차준환, \'출격 준비완료\'
한국 피겨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이 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경기장 인근 피겨스케이팅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베이징(중국) | 연합뉴스

한국은 동계스포츠 강국이 아니다. 역대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에서만 세계 최강 지위를 이었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선전하는 정도다. 김연아가 전성기를 누릴 때에는 여자 피겨에서도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래서 동계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에 비해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땀방울의 가치가 다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 세계 수준의 선수와 겨룬다는 점에서 더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선수는 차준환(21·고려대)이다. 남자 피겨 싱글 사상 첫 올림픽 톱10 진입을 노린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15위에 오른 한국 최고 기록을 4년 만에 다섯 계단이나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기대도 높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따내 자신감이 붙었다. 8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시작하는 남자 피겨 싱글 쇼트 부문에서 4조 5번째(전체 23번째) 주자로 연기한다.

\'배추보이\' 이상호, 베이징 금메달을 향해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이상호가 지난달 강원도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 질주하고 있다. 횡성 | 연합뉴스

설상에도 스타가 탄생할 가능성이 보인다.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하는 이상호(27·하이원)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호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기량에 경험을 더해 8일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파크에서 첫 번째 금빛 레이스를 꿈꾼다.

넘어져도 괜찮다. 큰 기대를 받고 출전하는 무대가 올림픽이라면, 다른 대회보다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도 싸워야 해 부담이 두 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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