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의 오디세이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이제 실업이나 시군구 탁구 지도자들, 더욱 열심히 선수들 가르치고 발굴해내지 않으면 힘들어질 겁니다. 그게 프로리그 출범이 가져올 큰 변화가 아닌가 합니다. 정치나 다른 일 할 틈이 없을 겁니다.”

이는 어느 탁구 지도자의 말이다. 오는 2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의 광교씨름체육관에서 마침내 탁구계의 오랜 염원인 ‘한국프로탁구리그’가 출범한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일 년에 몇 차례 열렸던 기존 토너먼트 대회와 달리 4개월 남짓 지속되는 프로리그(단체전)가 시작되면, 각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행여 장기 연패의 늪에라도 빠지면 지도자는 좌불안석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코치나 감독 불문하고 우리 실업이나 지자체 팀 지도자들은 한번 팀을 맡으면 성적에 관계없이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최대 은퇴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한 탁구계 인사는 “한번 팀을 맡으면 죽을 때까지 안 나온다”며 “이젠 성적에 의해 감독이 바뀔 수도 있고 무명의 지도자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
한국프로탁구리그가 28일 시작된다. 여자부 실업 최강 포스코에너지의 김형석 감독과 전혜경 코치, 선수들이 실업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는 모습. 제공|더 핑퐁

과거 선수시절의 영광에만 도취된 채 유망주 및 스타 발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던 지도자들은 이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원년 프로탁구리그는 28일 개막해 5월20일까지 정규리그가 펼쳐지고, 5월 말까지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각 팀들의 프로리그 성적표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승 및 준우승팀 지도자에게는 영광과 상금이 주어지고, 하위팀 지도자들은 쥐구멍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되는 셈이다.

한국프로탁구리그는 이미 알려진대로 코리아리그(기업부 1부)와 내셔널리그(시군부 2부)로 이원화돼 운영된다. 각각 남녀까지 총 4개의 리그로 운영된다. 광교 씨름체육관을 탁구전용 스튜디오 스타일의 체육관으로 리모델링해 모든 경기도 생중계됨으로써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자연히 지도자들은 예전과 달리 팬들에게 노출되는 시간이 많고, 그들의 지도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팀을 보유한 회사나 자자체도 많은 경기를 통해 팀 홍보를 할 수 있고, 선수들은 경기 출전기회가 많아져 실전경험을 높이고 경기력도 증대시킬 수 있다. 경기방식은 팀매치로, 단단복단단식 순의 4단 1복식으로 치러진다. 모든 매치가 11점 3게임(세트)제로 운영된다. 경기가 있는 날은 오후 3시, 6시, 9시 등 3차례 경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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