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윤숙 포천시청 여자배드민턴팀 감독
차윤숙 포천시청 여자배드민턴팀 감독.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첫 여성 전무이사로 오는 13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체육문화센터에서 개막하는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아리그’의 대회본부장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공|포천시청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국내 배드민턴계에는 ‘차(車)장군’이라고 부르는 여장부 지도자가 있다. 포천시청 여자배드민턴팀 차윤숙(46) 감독이다.

“제가 남자들 못지않게 술도 센 데다, 모든 것에서 장군처럼 행동한다고 배드민턴 사람들이 그런 별명을 붙여줬어요.” 그의 설명이다.

차 감독은 올해로 10년째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로 활동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회장 김중수)의 전무이사를 맡았다. 국내 배드민턴계에서 여성이 협회 산하 연맹 전무이사를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13일 경기도 남양주 화도체육문화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아리그’의 대회본부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아 대회 준비에 바쁘다. 포천시청팀을 이끌고 대회에도 출전해야 한다.

국내 실업배드민턴계에는 3명의 여성지도자가 있다. 차윤숙 감독을 비롯해, 화순군청의 정명희(58), 삼성생명의 길영아(52) 감독이다. 차 감독이 가장 젊은데, 선수 지도는 물론, 대회 운영 등 행정 쪽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차윤숙 감독의 포천시청 여자배드민턴팀
지난해 7월1일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포천시청팀. 오른쪽에서 4번째가 차윤숙 감독이다. 제공|포천시청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배드민턴대회가 많이 열리지 못한 와중에, 차윤숙 감독은 팀 창단 이래 두번째로 값진 성과를 올렸다. 7월1일 안동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결승전에서 실업명문 삼성생명을 종합전적 3-2로 제쳤기에 감격은 더했다.

차 감독은 “이 대회 사상 관공서팀이 기업팀을 누르고 우승한 것은 64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플레잉코치로 뛰는 고은별을 비롯해, 이정현, 정희수, 김민지가 우승 주역. 앞서 11년 전인 지난 2010년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경민이 포진한 국내 최강 대교눈높이를 누르고 가을철종별선수권 여자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차 감독은 경기도 부천 태생이지만 배드민턴을 하기 위해 포천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포천여중-포천고를 나왔다. 경희대와 마산시청에서 운동을 계속했고, 지난 2004년 포천시청팀이 창단되면서 감독이 없는 코치로 부임해 18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포천시청(시장 박윤국)은 현재 육상, 역도, 바이애슬론, 태권도(품새) 등 5개의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여자 선수들로만 구성된 배드민턴팀은 시의 자랑거리다. 지난해 여름철종별대회 우승에 대한 포상으로 박윤국 시장은 선수 정원을 1명 더 늘려줬다고 한다.

선수들을 위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가산문화체육센터에 10개 코트의 배드민턴 전용구장이 마련돼 있고, 5개 팀을 위한 선수촌(기숙사, 웨이트트레이닝장, 세미나실, 기숙사 등 구비)까지 있다.

차윤숙 감독은 선수들에게 늘 “진정한 선수는 성적이 아니라 가치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적 지상주의에만 빠지지 않고, 재능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선수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라는 뚯이다. 동호인 레슨 등 생활체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활동으로 차 감독은 지난해말 문체부장관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차 감독은 13일 개막돼 7주 동안 지속되는 코리아리그에도 팀을 이끌고 나서는데 “삼성생명에는 국가대표 안세영과 김가은이 있어 우승은 힘들 것 같다”며 “결승 진출이 목표다.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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