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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손흥민(29·토트넘)이 ‘영혼의 파트너’로 불리는 해리 케인(28)과 2021~2022시즌에도 동행한다.
올여름 이적을 추진한 케인은 25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토트넘 잔류를 전격 선언했다. 케인은 관중석을 향해 손뼉을 치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올여름 토트넘에 머물 것이며 팀의 성공을 돕는 데 100% 집중할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케인은 지난 시즌 직후 토트넘과 이별을 언급했다. 토트넘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는 2009년 1군 무대에 데뷔해 ‘원클럽맨’으로 뛰어왔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도 세 번이나 차지했다. 하지만 EPL은 물론 주요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축구 선수로 전성기 나이를 보내는 그는 우승에 근접한 팀으로 이적을 바랐다.
때마침 EPL ‘디펜딩 챔프’인 맨체스터시티(맨시티)가 케인 영입에 관심을 뒀다. 케인도 맨시티행을 바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줄곧 해왔다. 애초 올여름 2020유럽축구선수권 대회 직후 케인의 맨시티행이 확정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좀처럼 성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맨시티가 1억 파운드에서 1억2700만 파운드까지 이적료 책정액을 높이며 토트넘 구단에 접근했으나, 토트넘은 1억5000만 파운드(약 2415억 원)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공격진 보강을 두고 앞서 애스턴 빌라로부터 1억 파운드에 잭 그릴리쉬를 영입한 맨시티로서는 아무리 두둑한 지갑을 지녔다고 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맨시티와 토트넘은 줄다리기가 길어졌다. 그 사이 케인은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는 등 구단은 물론 팬과 갈등이 불거졌다. 그리고 지난 16일 맨시티와 개막 라운드에서 케인은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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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에 지쳤는지 케인은 이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훈련장에 복귀했고, 22일 울버햄턴과 2라운드 원정 경기에 동행했다. 선발에서는 제외됐으나 후반 손흥민 대신 교체로 들어가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토트넘 팬은 애초 야유를 보내다가 “케인 우리 선수”라며 열렬히 손뼉을 쳤다. 그리고 경기 직후에도 케인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는데, 이때 케인은 잔류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지난 주말 경기에서 토트넘 팬이 내게 보여준 반응은 놀라웠다. 지난 몇 주 동안 토트넘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메시지들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믿고 쓰는 ‘손·케인(손흥민과 케인)’ 공격 조합을 최소 한 시즌 더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케인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동료의 잔류를 기뻐했다. 둘은 지난 시즌 상대를 압도하는 호흡을 뽐냈다. 14골을 합작하면서 EPL 단일 시즌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썼다. 현재까지 총 34골을 합작하면서 과거 첼시에서 뛴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로그바가 보유한 EPL 통산 최다 합작골(36골)에 2골 차이다. 케인이 잔류하면서 ‘손·케인’ 듀오는 통산 최다 합작골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남은 과제는 있다.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케인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두고 협상 중이다. 케인은 EPL 최고 수준 주급인 40만 파운드(약 6억4000만 원)를 원하고 있다. 현재 그는 30만 파운드(약 4억8000만 원)의 주급을 받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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