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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의 손흥민.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한일전 성사에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난감하기만 하다.

축구대표팀은 이달 25일 일본과 일본 요코하마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협회는 해외파 소속 구단에 합류 요청 공문을 보냈고, K리거들의 경우 귀국 후 격리기간을 일주일로 줄여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격리하는 것으로 정부와 협의을 마쳤다.

대표팀은 6월이면 월드컵 2차예선을 치러야 한다. 이달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최종 점검을 해야 하는데 해외팀 출입국이 까다로워 공식전을 치르기 쉽지 않다. 마침 일본축구협회에서 한일전을 제안했고, 협회도 응답했다. 전한진 협회 사무총장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경기력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향후 월드컵 예선 등을 고려할 때 귀중한 A매치 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한일전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 측에서 제공하는 대진료까지 챙기는 것도 평가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전은 큰 관심을 끄는 ‘킬러 콘텐츠’이지만 이번만큼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한일전을 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대표 한일전을 중지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14일 현재 1만2000여명이 참여해 동의 버튼을 눌렀다. 협회 SNS에서도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일전 개최를 알린 협회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 1500개 이상이 달렸는데 대부분 한일전 성사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감염 위협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황희찬과 황인범 등 주요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은 코로나19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다. 12일 일일 확진자가 126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검사 케이스가 워낙 적은 것으로 유명해 실제 상황은 더 위험할 수 있다.협회는 이에 대비해 동선을 최소화하고 감염 위협을 막겠다는 구상이지만 해외에서는 변수를 통제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만큼 걱정하는 시선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손흥민 차출을 놓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일전 한 경기를 위해 손흥민을 데려오는 것에 대해 극심하게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 입장에선 팀의 에이스인 손흥민을 당연히 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이미 강행군을 치르는 손흥민을 불러 피해를 줄 필요가 있냐는 비판 의식도 존재한다. 게다가 자칫 일본에 왔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협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K리거 호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협회는 정부의 협조를 받아 격리기간을 일주일로 축소했지만 K리그 구단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경기를 마치고 26일 입국해 일주일간 격리하면 4월 초 경기 출장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한동안 팀 훈련을 하지 못하고 복귀하자마자 경기에 나서는 것은 물리적, 체력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협회의 K리거 차출에 난색을 표하는 팀이 많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각 구단은 차출을 거절할 권리가 있다.

일본의 한일전 개최 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일본은 한국과의 A매치 개최를 통해 7월로 예정된 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일본이 유관중까지 계획하며 A매치를 치르는 것은 국제적인 ‘쇼’로 비쳐질 수 있다. 반일 정서로 인해 일본 제품 물매 운동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들러리가 되는 셈이라 반대 여론에 직면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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