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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집 깍두기 재활용 장면. 출처|유튜브 캡처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최근 한 유명 BJ가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돼지국밥집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식당 종업원이 깍두기를 재활용하는 장면이 실시간 노출돼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BJ는 해당 식당에서 기부방송을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식당 종업원이 순식간에 손님이 먹다 남긴 깍두기를 재활용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 이 직원은 “김치가 깨끗해서 순간적으로 넣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이 소식을 접하며 최근 기자가 겪었던 반찬재활용 의심사례가 확신으로 바뀌었다.

#사례1=6000원짜리 백반집

맛있는 반찬을 풍성하게 많이 주기로 유명한 백반집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콩나물, 시금치같은 반찬이 대여섯가지가 나오고 돼지고기볶음까지 주는데 6000원이라니 황송했다. 기본으로 세팅된 반찬을 깨끗이 비우고 추가로 2가지 반찬을 더 요청해 맛있게 먹으려는 순간, 콩나물에 시금치가 섞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양새를 보니 더이상 먹을 수가 없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집에서는 6000원으로는 반찬 3가지도 만들기 어려운데 이 가격으로 이 많은 반찬을 제공하려니 힘드셨겠지 싶어 사장님께 말씀드리지 않고 조용히 계산을 하고 나왔다.

#사례2=1만5000원짜리 해물요리집

직장인에게 점심 한끼 1만5000원은 매일 먹을 수 있는 단가는 아니다. 조금은 특별한 날 가게 된다. 예를 들어 후배에게 밥을 사주는 날이라든지. 이날 역시 동료와 ‘어떤 기념’을 위해 찾은 집이었다. 큼직하게 담근 깍두기에서 반찬재활용의 흔적이 발견됐다. 입으로 베어문 흔적이 명확했다. 깍두기를 빼고 다른 반찬으로 식사를 마친 후 계산하면서 홀 매니저께 말씀드렸다. “재활용 반찬이 나왔다”고. 매니저님은 화들짝 놀라며 “우린 반찬 재활용을 하지 않는다. 나온 즉시 얘기하지 그랬냐. 무 절일 때 간본다고 한 것이 들어갔나”하더니 박카스 2병을 내밀었다.

#사례3=4만4000원짜리 한정식집

지인께서 박사 학위를 받아 논문을 전해주겠다고 해서 만난 자리였다. 축하의 자리여서 분위기 좋고 맛도 정갈한 한정식집으로 특별히 예약했다. 코스로 나오는 요리를 맛있게 먹고 마지막 코스로 나온 김칫국과 밥을 먹던 참이었다. 시금치 반찬에 멸치가 담겨있었다. 시금치 옆에 멸치 반찬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내가 먹다 흘렸나”했다. 그러나 반찬으로 나온 멸치는 빨갛게 볶은 멸치였고 시금치 그릇에 담긴 멸치는 하얀 멸치였다. 지인 몰래 반찬 종지를 들고 룸을 나가 종업원에게 이야기했다. 종업원은 “저희 집은 반찬재활용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라며 주방에 확인하고 돌아와서는 “주방에서도 알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평소 좋아했던 집이었기에 배신감에 “한정식집에서 시금치에 멸치가 나온 걸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더니 “뭘 원하시냐. 식사값을 받지 않기를 원하시냐”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치 식사 값을 공짜로 해달라고 항의하는 사람처럼 오해를 살 것 같아 전의를 상실했다.

3가지 사례 모두 코로나19 상황에서 겪은 일이다. 코로나19로 1년 넘게 정부와 의료진, 국민들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손소독도 열심히 한다. 그런데 체온 재고 QR코드 입력하면 뭐하겠나. 입으로 직접 들어가는 반찬이 재활용이라면.

식품위생법 상 반찬재활용 처벌기준은 영업정지 및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코로나 시대에는 식품위생법 뿐 아니라 코로나감염방지법으로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닐까.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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