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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폴란드에서 신화를 썼던 두 영건이 재결합한다. 벤투호에서도 ‘케미’를 과시한다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강인(19·발렌시아)과 엄원상(21·광주FC)은 축구대표팀의 11월 유럽 원정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만나는 것은 지난해 5~6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이후 1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이강인과 엄원상은 대회 당시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준우승 신화를 견인한 ‘폴란드 키즈’다. 이강인은 팀의 에이스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여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엄원상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해 정정용호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사적으로도 친한 사이다. 2017년 19세 대표팀에서 처음 만나 월드컵까지 함께하며 우정을 쌓았다. 이강인은 공식 석상에서도 엄원상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다. 대표팀 선배들 중 누나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남자로 엄원상을 꼽을 정도다. 엄원상이 최근 A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되자 데뷔 선배인 이강인이 직접 연락해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는 일화도 있다. 이강인과 엄원상은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호흡이 잘 맞는다. 이강인은 창조적인 패스가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다. 엄원상의 경우 폭발적인 스피드와 공간 침투 능력이 좋다. U-20 대표팀 시절에도 두 선수가 콤비 플레이를 해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경우가 많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선수 모두 크게 성장했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발렌시아에서 주전과 선발을 오가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도움 3개를 기록할 정도로 존재감이 확실하다. 엄원상도 마찬가지다. 엄원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피드만 좋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올시즌에는 완급 조절에 연계, 마무리 능력까지 선보이며 리그 최고 수준의 윙어로 도약했다. 두 선수를 지도했던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은 “강인이와 원상이 성격이 전혀 다르다. 강인이는 늘 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친다. 원상이는 수줍은 면이 있다. 하지만 호흡 면에서는 걱정이 없다. 두 선수 모두 많이 성장했더라. 대표팀에서도 잘 적응만 하면 워낙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강인과 엄원상은 이제 막 성인 무대에서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이다. 이들이 착실하게 단계를 밟으면 대표팀도 확실한 공격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이강인의 기량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9월 A매치 데뷔전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테크니션이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엄원상은 대표팀에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등 측면 공격수들이 워낙 많아 경쟁이 치열하긴 해도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 빼내올 만큼 탐을 낸 윙어다. 선발까지는 아니어도 교체 카드로 매력적인 카드라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갈 수 있는 자원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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