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을 지켜라!\' 삼성 불펜 장필준[포토]
삼성 장필준.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 때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한 시즌 21세이브를 올리기도 했지만 부침을 겪으면서 쓰임새가 애매해졌다. 코칭스태프는 극약 처방으로 선발 전환을 시도했고,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새로운 옷에 적응해가고 있다. 선발 투수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장필준 얘기다.

장필준은 시즌 막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NC전에서 시즌 첫 선발 투수로 출전했는데, 5이닝 1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쉽게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경기임엔 틀림없었다.

이후 3경기에 다시 불펜으로 공을 던진 장필준은 지난 17일 한화와 더블헤더 2차전에 다시 한 번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역시 5이닝을 소화하며 5안타(1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몫을 해냈다.직구 56개와 29개의 포크볼, 커브(11개), 슬라이더(4개)를 골고루 던지면서 한화 타선을 상대했다.

아직 두 경기 뿐이지만 삼성 내부적으로는 ‘선발 투수’ 장필준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런 추세라면 선발 투수를 안 시킬 이유가 없다. 중간(불펜)에서는 자기 공을 던지는게 쉽지 않은데, 선발로 나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며 장필준의 호투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코칭스태프가 본 불펜 투수 장필준의 부진 요인은 무엇일까. 허 감독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본인이 쫓기는 경향이 있다. 장타와 출루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조심스러운 피칭을 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가 컸다는 의미다.

허 감독은 “중간에 투입되면 대체로 강한 공을 던져야하기 때문에 제구 미스가 많았다. 하지만 선발로 나오면 허용해도 되는 점수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1이닝을 실점없이 막기 위해 전력투구를 해야하는 불펜 투수와 달리 완급조절이 가능하니 훨씬 더 여유를 갖고 던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장필준도 선발 전환 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면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엔 원태인, 양창섭, 최채흥 등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는 영건들이 많다. 여기에 이승민, 허윤동, 이승현 등 미래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는 루키들까지 가세하면 치열한 토종 선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다. 다만 베테랑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필준이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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