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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세계적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바르사) 축구를 대표하는 등번호 10.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는 지난 2008년부터 13년 동안 브라질 출신 호나우지뉴(은퇴)에 이어 이 번호를 달고 바르사의 찬란한 영광을 이어왔다. 그가 최근 팩스를 통해 바르사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새 팀 찾기에 나서면서, 향후 누가 그의 10번을 물려받고 캄프 누를 누빌 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르사는 지난 1990년대 호마리우부터,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등 주로 삼바축구 스타들이 백넘버 10을 달고 공격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팀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1980년대 잠시 두 시즌을 거쳐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역시 10번이었다. 그러나 삼바스타인 호나우두는 1990년대 중반 9번을 달고 두 시즌 전성기를 구가한 바 있다.
2000년 유스팀으로 바르사와 첫 인연을 맺은 메시는 17살이던 2004~2005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공식 데뷔했으며, 당시 백넘버는 30이었다. 나이도 어린 데다 호나우지뉴(10번)를 비롯해 카메룬 출신 ‘흑표범’ 사뮈엘 에투(9번), 막시 로페즈(11번) 등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란한 개인기와 예측불허의 환상적인 패스, 가공할 프리킥을 장착해 ‘외계인’으로 불리며 바르사의 전성기를 이끌던 호나우지뉴의 그늘에 가려 있어야 했다. 메시는 이후 19번을 배정받고 호나우지뉴와 멋진 호흡을 맞췄다. 그리그 2005년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면서 발롱도르까지 수상한 호나우지뉴가 점차 부진을 보이면서 결국 메시는 2008~2009 시즌부터 호나우지뉴의 10번을 물려받고 바르사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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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그를 강력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품으로 가면, 당장 바르사는 그의 후계자를 물색해 2020~2021 시즌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가능한 멤버들을 보면 과거 바르사의 영광을 가져왔던 스타들에 비해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네덜란드 출신 로날드 쿠만(57)이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되면서 바르사는 노쇠화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을 재편해야 하는데, 메시가 떠날 경우 현재로선 누가 10번감이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9~2020 시즌을 보면 프랑스 출신 앙투안 그리즈만(29)이 17번, 역시 프랑스 출신 우스만 뎀벨레(23)가 11번을 달고 공격 편대를 이뤘다. 우루과이 출신 루이스 수아레스(33)는 9번이었다. 이들 중 수아레스는 쿠만 감독 체제에서 배제돼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된 브라질 출신 필리페 쿠티뉴(28)는 바르사에서 7번을 달고 뛰었다. 2019~2020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정규리그, 축구협회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한 쿠티뉴가 새 시즌 돌아오면 메시의 10번을 물려받을 가능성도 있다. 삼바스타로 개인기, 득점력, 패스 등 기량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바르사에서는 화려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된 상황이어서 팬들이 그를 환영할 지도 미지수다. 그렇다고 바르사가 당장 다른 구단에서 10번을 달만한 대스타들 데려오기도 힘든 상황이다. 과연 누가 바르사 새로운 10번의 영광을 차지할 것인가? 메시의 이적 못지 않게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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