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창민
상무 심창민이 지난해 10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아무리 가용자원이 늘어도 기량이 떨어지면 ‘풍요 속의 빈곤’이나 마찬가지다.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144경기 마라톤이 다가오는 가운데 33인 엔트리가 가동되는 후반기에 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즉시전력감인 상무 전역자들이 정규시즌 막바지 커다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8일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를 통해 올시즌 세부규칙을 확정지었다. 더블헤더시 일시적으로 엔트리에 한 명을 추가하기로 했고 8월 18일부터는 33인 확대 엔트리를 가동한다. 지난해까지 확대 엔트리 시행 시점은 9월 1일이었다. 확대 엔트리 시행 후 팀당 25경기 내외를 소화했다. 그런데 올해는 미뤄진 개막과 2주 가량 당겨진 확대 엔트리 적용으로 인해 팀당 약 54경기를 33인 엔트리로 소화한다. 올해 정규시즌 종료일은 11월 2일이다. 8월 18일부터 77일 동안 33인 엔트리가 유지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가용 숫자가 늘었다고 전력이 강해지지는 않는다. 선수들의 체력안배는 용이할 수 있다.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어지면 적극적으로 백업선수들을 투입하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류하는 선수들의 기량이다.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 선수가 합류해야 전력도 상승한다. 결국 즉시전력감으로 구성된 상무 선수들에게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27일 군복무를 마치는 삼성 심창민과 강한울, LG 양석환, 두산 조수행 등이 소속팀 전력의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이다. 퓨처스리그 또한 일단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맞이하는 가운데 상무 전역자들도 실전 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소속팀에 복귀한다.

전역자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심창민이다. 2016년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는 등 삼성 필승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그는 지난해 상무에서도 9회를 책임졌다. 삼성이 5월을 잘 넘기고 오승환 복귀를 맞이한다면 심창민이 합류하는 8월말부터는 리그 최강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시즌 중후반부터 진행되는 체력전에서 필승조 투수 한 명의 불펜진 합류는 큰 힘이 된다. 게다가 올해는 우천취소시 월요일 경기, 혹은 더블헤더를 치른다. 불펜진을 비롯한 투수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이 심창민이 합류하는 시점까지 순위경쟁을 펼친다면 리그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심창민과 함께 전역하는 강한울 또한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95로 활약했다. 1군 무대에서 최소 대수비와 대주자로 힘을 보탤 수 있다.

양석환
상무 양석환이 지난해 10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야구 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7회말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또한 양석환의 합류를 기대한다. 코너 내야를 두루 소화하고 장타력을 겸비한 양석환은 우타대타와 1루 대수비 요원으로 부족함이 없다. 군입대 일주일 전까지 잠실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한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91경기에 출전해 13홈런·68타점으로 남부리그 홈런왕·타점왕에 올랐다. 퓨처스리그에서 도루 40개를 기록한 조수행도 두산 기동력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입대 전인 2018년 116경기를 뛴 키움 포수 김재현은 수비만 놓고 보면 1군 주전급이다. 이지영·박동원이 이끄는 키움 포수진은 8월말부터는 한층 더 두꺼워진다.

그냥 끝나는 시즌은 없았다. 늘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최소 한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지난해에는 두산, SK, 키움 세 팀이 1위를 바라보며 물고 물렸다.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인 5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NC와 KT의 경쟁도 뜨거웠다. 올해에는 긴 후반기를 응시하고 있는 상무 전역자들이 거대한 태풍을 준비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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