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주행사진(9)
올 뉴 쏘렌토 주행사진.  제공 | 기아차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지난 26일 국회의사당 인근 서울마리나에서 ‘올 뉴 쏘렌토’를 시승했다. 첫인상부터 세련됨과 견고함을 두루 갖춘 SUV라는 느낌이 와닿았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따랐지만 셀토스 정도의 크기에서는 다소 어색했던 모습이 덩지를 키운 쏘렌토에서는 잘 맞아 떨어졌다. 선이 굵은 남성미 넘치는 앞모습이다.

시승 코스는 서울마리나에서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반환점까지 간 후 다시 돌아오는 약 100㎞에 달하는 거리였다. 초반에는 도로가 막혀 천천히 달렸는데 그동안 차량 내부의 이것저것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스마트스트림 D2.2 디젤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습식 8단 DCT와 각종 첨단 사양이 적용된 최상위 모델이었기에 운전하는 내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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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쏘렌토의 콕피트 인테리어.  이상훈 기자 party@sportsseoul.com

내부에는 12.3인치 클러스터, 10.25인치 UVO 내비게이션이 큼직하게 장착돼 있다. 속도를 서서히 높이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후측방 모니터(BVM) 등의 기능을 경험했다. 주변에 차량이 다가와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경고를 해준다. 차선 변경을 하려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클러스터 화면에 옆 차선 영상이 제공돼 아웃사이드 미러보다 빠르게 옆 차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로유지 보조기능,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같은 기능을 활용하니 코너를 돌 때도 차선을 스스로 잘 유지해 줬다. 핸들에서 손을 떼면 경고등이 켜져서 잡고 있어야 했지만 스스로 속도도 잘 조절하고 간격도 유지했다. 차선 변경까지 알아서 하지는 않지만 운전하는 전 과정에서 시스템이 서포트해 주니 확실히 운전하기 편했다. 고속도로에서 잠깐 시속 150㎞까지 속력을 높였다. 힘이 좋아 가속도 매끄럽다. 시속 120㎞쯤에서 살짝 변속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뒤로 무리 없는 가속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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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보다 보기 편했던 올 뉴 쏘렌토의 HUD. 이상훈 기자  party@sportsseou.com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흔들림이 매우 적었던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SUV답지 않은 정숙성을 자랑했다. HUD도 꽤 선명해 전방만을 주시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기대했던 카카오 연동 음성인식 기능은 몇몇 문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어?”라고 3번에 걸쳐 질문했지만 인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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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룸 높이가 낮아 성인이 앉기 힘든 3열 좌석은 아쉬웠다.  이상훈 기자 party@sportsseoul.com

특이하게도 2열은 독립시트로 꾸며졌다. 옵션에 따라 2열 가운데가 연결된 7인승을 선택할 수 있지만 5명 꽉 채워 탑승할 일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는 좌석 간격이 넓고 팔걸이가 있는 2열 독립시트가 참 편해 보였다. 또 곳곳에 USB 충전 단자와 컵홀더가 마련돼 있어 패밀리카로 매우 유용할 듯했다. 3열 시트를 접으면 수납공간이 넉넉한데 사실상 3열은 레그룸 높이가 지나치게 낮아 성인은 물론 초등학생도 고학년이면 탑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5인승을 선택하는 게 나아보였다.

짧은 첫 주행을 마친 뒤 쏘렌토는 ‘패밀리카가 갖춰야 할 여러 요소들을 모두 포함한, 운전의 피로를 줄여주는 차량’이라는 생각을 했다. LG전자가 곧 출시할 자사 스마트폰을 가리켜 ‘매스 프리미엄(대중적인 명품)’이라고 지칭하는데 딱 그 느낌이다. GV80을 탔던 느낌과 비교해봐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디자인, 넓은 내부 공간, 첨단 주행기능 등 충분히 프리미엄 차량이라 부를 만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프리미엄 성능을 적절히 섞어 ‘매스 프리미엄’이라 부르기 손색 없어 보인다.

굳이 흠을 잡는다면 역시 실제 탑승 활용도가 떨어지는 3열 시트, 아쉬운 음성인식 기능, 그리고 콕피트 곳곳에 굵게 자리한 에어컨 송풍구의 회색 테두리 정도가 불만족스러웠다. 타고 나니 갖고 싶어지는 그런 차량이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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