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제주항공이 어렵게 이스타항공을 품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한을 연장하면서 여론에서는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결국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향후 양측의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을 545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 한 주당 1만963원으로 평가했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 체결과 동시에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약 430억을 취득예정일자인 4월29일에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인수가액은 당초 매각 예정금액인 약 695억원보다는 150억원 가량 낮아졌지만 다소 시장 기대치보다는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데다 이스타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에도 부담이 가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측은 “항공여객운송 사업자로서의 경쟁력과 시너지 향상을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이후 수익성 개선 이행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스타항공을 품을 경우 재정적 부담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제주항공 또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8년 기준 부채 비율은 484.4%,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4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올 1분기도 코로나 19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치적으로 따져볼 때 인수가 어려운 결정이라고 시장은 예상했지만 회사 측은 이보다는 미래 경쟁력 확보에 무게중심을 두고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제주항공 직원들은 구조조정 등 우려로 인수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인수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은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가격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해 양사에는 물론이고 승객들에게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시장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양사간의 양보를 통해 가격조정을 이뤄냈다.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으며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측도 원가절감과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노선 활용과 가격경쟁력 확보 등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현재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항공산업은 관광, 호텔, 자영업 등과 함께 코로나19사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산업으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금융지원 등이 절실하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또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인수가 되는 쪽이 낫다. 제주항공 등에 자금수혈을 받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스스로가 자금 여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 제주항공 역시 올 1분기 실적 악화로 현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자금 여력이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