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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제프 르나우 단장(왼쪽)과 AJ 힌치 감독 | ESPN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팀을 떠나는 사령탑과 단장의 성명서 내용은 180도 달렸다. 사령탑은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강조하며 고개를 숙인 반면 단장은 자신과 무관했던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역대 최악의 우승팀으로 남을 2017년 휴스턴의 AJ 힌치 감독과 제프 르나우 단장 얘기다.

ML(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4일(한국시간) 2017년 사인훔치기를 단행한 휴스턴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책임자들과 휴스턴 구단을 징계했다. 휴스턴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은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휴스턴은 2020년과 2021년 드래프트 1, 2라운드 지명권을 잃었다. 덧붙여 ML 사무국은 휴스턴에 벌금 500만 달러를 부과했다. 르나우 단장은 2023년까지, 힌치 감독은 2022년까지 휴스턴과 계약됐으나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는 사무국의 징계발표 직후 둘을 해고했다.

그리고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은 나란히 성명서를 발표했다. 르나우 단장은 성명서에서 휴스턴 구단 조직과 팬들을 향해 사과하면서도 이번 사인 훔치기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라며 “사인 훔치기는 계획된 것도 아니며 구단 운영 관리와 연관된 것도 아니다. 휴지통을 치는 것 또한 선수들로 인해 이뤄졌다. 카메라를 통해 사인을 훔친 것 역시 벤치코치와 말단 직원들의 계획하에 진행됐다. 구단내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이를 알았다면 즉각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힌치 감독은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돌렸다. 힌치 감독은 성명서에서 “이러한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게 후회스럽다. ML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 “나는 야구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스태프를 가장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내가 사인훔치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그래도 나는 사인훔치기 행위를 멈추지 못했고 이에 대해 죄송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힌치 감독은 “크레인 구단주와 휴스턴 구단에 사과드린다. 늘 우리의 도전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는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사죄드리며 우리가 이번 잘못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적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은 외야 펜스 한 가운데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쳤다. 훔친 사인은 휴지통을 치는 행위로 타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제 시선은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였고 2018년부터 보스턴 감독을 맡고 있는 알렉스 코라를 향하고 있다.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또한 사인훔치기 의혹과 함께 ML 사무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코라는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보다 징계 수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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