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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구대표 한선수와 신영석(가운데)이 이란 밀라드의 공격을 블로킹 시도하고 있다. 출처 | 국제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졌지만 정말 잘 싸웠다.

간절함을 안고 떠난 여정에서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지만 임도헌 감독이 이끈 남자 배구대표팀은 최선을 다했다. 임도헌호는 지난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준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임도헌호(세계랭킹 24위)는 도쿄행 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한 관문에서 이란(8위)을 뛰어 넘으려했지만 아쉽게도 2%가 부족했다. 이날 첫 세트를 따내고도 2~3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뒷심을 발휘한 임도헌호는 파이널세트까지 승부를 미뤘다. 마지막 승부에서도 이란에 리드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임도헌호는 1점차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이번 예선전에서 우승을 차지해야만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딸 수 있던 임도헌호는 중국 출발 전부터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남자 배구가 20년 만에 올림픽 무대 복귀를 노린 것이다. 주장 신영석을 중심으로 임도헌호는 간절하게 올림픽 출전을 염원했다. 이번 예선전을 앞두고 소집된 훈련에서도 선수들이 야간 훈련을 자처할 정도로 의지가 모였다.

호주, 인도, 카타르와 B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치른 임도헌호는 1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2-3로 패했다. 첫 경기에 초점을 두고 신경쓴 탓에 패배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임도헌호의 경기력은 다음 경기에서 터졌다. 인도(3-0)를 가볍게 잡은 임도헌호는 카타르와 풀세트 끝에 승점 2를 따냈다. 카타르와 3차전에서 승점을 따지 못하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임도헌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간절한 투지로 경기했다. 그 결과 4강 진출을 이뤄냈고 이란과 맞붙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임도헌호의 간절함이 미친 건 준결승까지였다. 2m 이상의 장신이 선수단 절반을 차지하는 강적 이란을 상대로 접전을 펼친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더구나 이번 남자 예선전은 무관심 속에 치러졌기에 임도헌호의 약진은 의미가 컸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남자 배구보다 올림픽 진출 가능성이 더 높은 여자 배구에 쏠린 게 사실이었다. 국내에 생중계된 방송 하나 없이 경기를 치른 임도헌호는 도쿄행 티켓 한 장이라는 목적만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간절함으로 경기에 임해 좋은 성적을 얻었지만 끝내 원하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임도헌호는 투지 넘치는 경기력으로 어렵게나마 현지로 날아가 경기를 지켜보거나 해적판으로 중계를 본 배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그들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박수받아 마땅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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