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조명우
내년 3월 독일 피어젠에서 열리는 세계캐롬연맹(UMB) 세계팀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서는 조재호(왼쪽)와 조명우. 김용일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팀 경기의 매력과 힘을 제대로 느낀 ‘조 브라더스’ 조재호(39)와 조명우(21)가 오는 3월 5일 독일 피어젠에서 개막하는 단체전 메이저 대회 ‘세계팀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둘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파크하비오에서 끝난 컨티넨털컵에 아시아 연합 대표로 출전해 유럽 연합을 600-451 대파하는 데 이바지했다. 조재호는 한국과 베트남 선수로 구성된 아시아 연합의 주장으로, 조명우는 막내이자 실질적인 팀의 기둥으로 각각 활약했다. 지난해 열린 초대 대회에서 유럽에 내준 우승컵을 되찾아 온 둘은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단합의 힘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 종목인 당구에서 단체전의 묘미, 결속력을 느끼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컨티넨털컵을 통해 색다른 기운을 느낀 셈이다.

이 기운을 내년 3월 독일 피어젠 땅으로 옮기려고 한다. 올해 9차례 전국 대회에서 8개 대회 우승을 합작한 조명우(5회 우승)와 조재호(3회 우승), ‘조 브라더스’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한당구연맹은 현재 국내 랭킹 1~2위를 달리는 둘을 팀선수권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당구 제2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은 지난 2017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팀선수권에서 최성원과 김재근이 출전해 출범 36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 팀선수권을 우승한 건 1992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오름세를 탄 한국은 지난해 최성원과 강동궁이 짝을 이뤄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 3월 조재호와 김행직이 한국의 3연패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4강에서 터키(무랏 나시 초크루·루피 세넷)에 패한 적이 있다.

‘조 브라더스’가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다. 올해 뿐 아니라 지난 2012년과 2014~2015년 팀선수권을 경험한 베테랑 조재호와 주니어를 넘어 시니어에서도 한국 간판 선수로 성장한 조명우 조합이어서 더욱더 기대가 크다. 특히 조명우는 애초 내년 상반기 입대할 예정이었으나 팀선수권에 대한 의욕을 보이면서 연기를 선택했다. ‘삼촌뻘’인 조재호는 최근 파크하비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명우와 팀선수권을 나가게 돼 영광이다. 12월께 입대한다고 하는 데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명우는 “나도 형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사실 특정 선수와 단둘이 대회에 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재호 형과는 과거 로잔 마스터스에 함께 출전해 모든 일정을 같이한 적이 있다. 사실 재호 형은 롤모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실제 몇몇 내 기사 댓글을 보면 일부 팬이 ‘실제 아버지가 조재호냐’고 궁금해하시더라”고 웃었다.

2020년 팀선수권부터는 단식으로 2경기를 치른 뒤 무승부 결과가 나오면 15점짜리 스카치 더블(두 명의 선수가 번갈아 타석에 들어서는 2인1조 복식 경기) 방식으로 연장전을 치른다. 조명우는 “서로 옆 테이블에서 치는데 둘 다 공격적이고 폭발력이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할 것 같다. 설령 지고 있어도 언제든 한 번 터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당구의 현재와 미래로 불리는 ‘조 브라더스’의 힘이 피어젠 땅에서 유감없이 발휘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