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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최고무대이자 최대축제인 한국시리즈(KS)에서 낯부끄러운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지난 25일 오전 키움 구단 직원에게 할당된 KS 구매티켓이 재판매 시장에 오른 것이 이어 두산 구단에 할당된 티켓도 온라인 거래 시장에 나왔다. 키움이 사과문을 올린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두산도 같은 잘못을 저지른 것을 사죄하며 고개숙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야구팬을 향해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강조했던 암표 거래 금지를 두 구단 직원, 혹은 직원 지인이 어긴 것이다.
정황은 뚜렷하다. 재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키움 선구매분 티켓들, 그리고 티켓 뒤에는 구단 직원과 선수, 코치 이름이 들어간 표가 명확하게 보인다. 재판매 가격은 정가인 5만5000원보다 3만5000원 비싼 9만원이었다. 구단 직원이 재판매 사이트에 할당된 티켓을 웃돈을 얹고 팔았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키움 구단을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징계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며 “KBO는 구단 또는 구단 직원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이번 사안 또한 경위에 따라 징계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KBO와 구단들도 모두 엄격하게 티켓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 이런 사태가 발생해 실망스럽다”고 고개숙였다.
일반적인 야구팬들에게 KS 혹은 포스트시즌 티켓 구매는 ‘하늘의 별 따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어렵다. 예매 사긴에 맞춰 이른바 ‘클릭 전쟁’을 해도 서버가 정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쩌다가 시작 시간에 맞춰 예매창으로 진입하면 좋은 좌석들이 블록 채로 팔려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좌절한다. 이미 야구팬 모두가 구단 측에 할당된 티켓인 것을 알면서 그라운드에서 멀리 떨어진 빈자리도 잡기 위에 혈안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할당됐던 자리들이 불규칙하게 수십장씩 예매 사이트에 풀린다는 점이다. 지난 3일에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또한 경기 전날 늦은 밤부터 잠실구장 3루측 티켓 수백장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포스트시즌이 열릴 때마다 KBO와 구단, 그리고 티켓판매 업체의 미흡한 티켓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는데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사건은 구단 직원이 연루된 만큼 야구팬이 느끼는 배신감을 더 클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우리도 예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돌아보며 꾸준히 구단에 할당된 티켓수를 줄이고 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30% 이상 줄었다”면서도 “구단이 제출한 경위서를 보고 판단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선 구단과 구단 직원 모두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징계 범위를 넓힐 수 있음을 암시했다.
리그의 가치와 품격은 리그 구성원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구성원들의 비도덕적 행위가 반복된다면 리그의 가치와 품격 또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웃돈을 줘야 살 수 있는 KS 티켓이지만 몇 년 후에는 정가에 판매하는 티켓이 남아돌지도 모른다. KS 매진이 당연시되고 KS 총입장 수익이 30~40억원대에 진입한 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한 시즌 관중수 200~300만명이었던 2006 KS 이전만 해도 KS 총입장 수익은 10억원 이하였고 예매전쟁 또한 벌어지지 않았다.
3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정규시즌 관중 감소가 KS에도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듬해부터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할당된 구단 티켓에 구단 관계자 실명과 재판매 금지·확인시 처벌 등을 기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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