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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태헌 기자] 재계의 바람처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면서 삼성전자 역시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오너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정부는 국가 세금으로 배상해야 하는 엘리엇과 메이슨의 1조원대 ISD(투자자·국가간 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5일 대법원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결국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이달 26일까지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체의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133조원 투자 내용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과 이달 13조원 투자를 밝힌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계획’ 등이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5일 열리는 재판에 직접 출석해야하기 때문에 최근 보이고 있는 공격적 해외일정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재판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다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 6개월에서 최대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 기간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 재판으로 삼성이 앞서 발표했던 투자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전문 경영인 체재로 각 계열사가 운영되기는 하지만, 그룹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과감한 의사결정에는 총수의 의중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신규 사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선고에 대해 “전략적 의사결정 차질과 해외 M&A(인수합병)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라며 “2012년 이후 230조원 수준에서 매출 성장이 7년간 둔화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너 중심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기환송 재판의 결과까지 경영 활동의 불확실성 우려가 증대된다”라면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기 때문에 그룹총수의 결단없이는 (과감한 투자) 진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제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기간 삼성은 대규모 투자와 M&A에 대해 소극적 대처했으며,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경영위원회도 거의 게최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힘’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해 일본 현지 은행과 기업, 제3국 우회수입 등을 직접 지휘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또 국내 주요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고 해외 사업을 추진 중인 인도와 사우디 등을 찾아 주요 인사들과 회동을 가지며 신사업 수주를 모색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이기는 하나 오너가 직접 경영하는 것과는 현실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라며 “그룹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수십조원의 투자를 전문경영인이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이뤄진 8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하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움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는 매출은 5.29%, 영업이익은 56.18% 감소한 것이다.
1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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