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죽음을 계기로 연예계가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인터넷 악성댓글(악플)이 연예인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퍼지면서, 대중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설리법’ 등 관련 규제의 강화, 입법 등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비극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 측은 16일 공식입장을 내고 故 설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익명성에 기댄 사이버 언어폭력과 악성 루머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성을 띄고 있는 가운데, 대중문화예술인이 단지 ‘공인’ 이라는 이유로 감수 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 한 인간의 존엄성 을 짓밟고 그 가족과 주변인까지 고통 받게 하는 악플을 묵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매협은 “사이버 테러에 관하여, 사과와 반성으로 그치지 않고 언어폭력(악플), 악플러를 발본색원해 엄중한 처벌 을 받을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의뢰 및 법적 조치와 정부에 질의 및 청원을 해, 그 어떠한 것들도 용서 하지 않을 것이며, 강경대응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예계 동료들도 故 설리의 안타까운 죽음에 목소리를 높였다. 신화 김동완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섹시하되 섹스하지 않아야 하고, 터프하되 누구와도 싸우지 않아야 하는 존재가 되길 원한다”고 여러 매체와 대중의 ‘시선’을 꼬집었다.
하리수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전히 고인에 대한 악플이 달린다는 보도에 “이런 식으로 고인을 욕되게 하는 악플러들은 인간이긴 한 건가?”라고 분노를 표했고, 신현준은 “또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악플러. 비겁하고 얼굴 없는 살인자”라는 글을 남겼다. 걸스데이 출신 민아는 설리를 추모하는 자신의 게시글에 “왜 니도 가고 싶냐. XXX아”라고 한 네티즌이 남긴 욕설 섞인 비방 글을 공개하며 신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악플’이 근절될지 여부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많다. 악글 등에 노출된 연예인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국민 배우로 통했던 최진실이 2008년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 결국 사망한 뒤 인터넷 실명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힘을 얻었지만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폐지됐다.
최근 10여년 사이 배우 이은주 정다빈, 가수 유니, 종현 등 여러 연예인들이 우울증을 겪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악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늘 공염불에 그쳤다.
현재 연예인이 악플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법적대응 뿐이다. ‘명예훼손’ 등의 명목으로 적극적으로 고소해야 대응할 수 있지만 연예인이 쉽게 나서기 부담스럽고, 경찰 수사를 거쳐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매협 손성민 회장은 “지난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공동 주최·주관으로 ‘인터넷 바른말 사용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플’ 달기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흐지부지됐다”며 “악플 등 사이버 테러와 관련된 입법 추진이 필요하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관계자는 “대중 스스로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악플을 자제하는 게 우선이지만 악플은 사실 일부 네티즌의 문제이기도 하다. 악플러에 대한 사회적 연구, 고찰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이다. 해당 연예인을 정말 싫어해서 악플을 남기는 것보다 자신의 스트레스, 화를 푸는 배설구로 악플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지금처럼 법적 처벌 수위가 미미할 경우 악플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설리법’ 등 실효성 있는 법적 규제 강화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기사추천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