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원FC 김병수 감독, 믿기지 않는...추가골!
강원FC의 김병수 감독이 9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19 20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후반 이현식이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자신에게 달려오자 기뻐하고있다. 2019.07.09. 춘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춘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너무 늦었잖아요.”

김병수 강원 감독은 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경남과의 K리그1 28라운드 경기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 도중 노래를 불렀다. 이날 경기서 시즌 첫 골을 넣은 한국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너무 늦었잖아요”라는 가사를 담은 멜로디를 취재진 앞에서 흥얼거렸다. 김 감독은 평소 공식 자리에서 무뚝뚝하기로 유명하다. 질문에 보통 원론적으로 답하고 길게 말하지 않는 스타일인 김 감독에게 보기 힘든 유쾌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이 밝은 표정으로 노래까지 부른 이유는 한국영에 대한 만족감 때문이었다. 한국영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절묘한 슛을 시도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추가골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한국영은 선발 출전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100% 수행할 뿐 아니라 득점에 가담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사실 김 감독은 오랜 기간 한국영의 골을 기다렸다. 한국영은 올시즌 강원이 치른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3개의 도움을 기록하긴 했으나 이 경기 전까지 골이 없었다. 김 감독은 가볍게 노래를 부른 후 “한국영을 비롯한 미드필더들에게 그 지점에서 득점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는데 오늘 마침내 골이 나왔다. 굉장히 기분 좋다. 이제 시작이니 득점에 더 기여했으면 좋겠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한국영의 득점뿐 아니라 경남전 내용과 과정에도 크게 만족했다. 그는 “공수 밸런스가 좋았다. 내용이 만족스럽다. 골도 적절한 시간에 들어갔다. 경기 수준이 조금 더 높아졌다.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업 된’ 기분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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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한국영은 올시즌 강원 키플레이어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무릎 인대 부상으로 통으로 날린 아픔을 전 경기 풀타임이라는 놀라운 행보로 채우고 있다. 특유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는 수비력은 물론이고 공격적인 역할까지 기대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다. 김 감독이 “따로 말을 안 해도 되는 선수”라고 표현할 만큼 흠을 찾기 어려운 플레이를 매 경기 보여준다. 이날 경기에서도 공수에 걸쳐 존재감이 대단했다.

시즌 첫 골에 들뜰 법도 하지만 한국영은 늘 그렇듯 침착한 자세로 일관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찬스가 있으면 항상 관여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전해져 득점이 나온 것 같다. 제 골로 이겨 기분이 좋다. 감독님께서 미들슛 득점이 많이 없다고 자주 시도하라고 강조하셨다. 전반 후에 힘을 빼고 슛을 때리라고 주문하셨는데 그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며 웃으면서도 “제가 골을 넣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제가 100골을 넣는 것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며 자신의 활약보다 팀 승리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당초 한국영의 개인 목표는 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영은 1골3도움을 올렸기 때문에 앞으로 공격포인트 하나만 추가하면 소소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시즌 개막 전 메모장에는 공격포인트 5개라고 목표를 썼는데 이제 4개를 해 한 개만 남았다. 작은 목표 중 하나가 이뤄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한국영을 신뢰하는 것처럼 한국영도 김 감독에게 무한한 믿음을 보내고 있다. 강원은 앞선 4경기서 2무2패, 2연패로 부진했지만 한국영은 “승부의 세계에 있다. 승리하지 못하면 기분도 나쁘고 분위기도 침체되지만 감독님께서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 의심한 적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밀고 나갔다”라면서 “미드필더의 역할을 감독님께 배우고 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모든 선수들이 감독님의 색깔에 맞춰 운동을 하고 훈련을 한다. 다들 재미있게 하고 있다. 조급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지도자와 선수가 단단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기자회견 분위기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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