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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TV조선 ‘미스트롯’ 출연 당시 하유비는 ‘아이돌’이 아닌, ‘아이둘 엄마’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돌 같은 아이둘’은 자신의 SNS에 적힌 문구이기도 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점점 꿈과 멀어지던 하유비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반전’을 이뤄내는데 성공,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이다. 가수의 꿈을 이뤄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엄마는 강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하유비는 ‘미스트롯’ 전국투어에 전념하고 있었다. 톱12에 이름을 올린 그는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팬을 만나고 있다. “열두명 모두 친하다. 함께 공연을 하며 놀러다니고, 서로 문자메시지 단체방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너무 좋다. 미스트롯 전국투어가 안 끝났으면 좋겠다. 평생 전국을 돌고 싶다. 끝나면 마음이 허전할 거 같다”며 웃었다.
‘미스트롯’에 나가기 전까지 그에겐 기다긴 준비 기간이 있었다. 성공보단 좌절이, 기쁨보단 아쉬움이 많은 시절이었다. 2008년 고등학생 때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아이돌 연습생이 됐지만 7년간 소속사를 여러번 옮기면서 사기도 당했고, 데뷔의 기회는 번번이 무산됐다. DJ DOC, 배치기 등 선배가수들의 공연에 백업댄서로 참여했고, 모델 활동도 병행했다.
“7년간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백업 댄서 활동으로 무대 경험을 쌓았고,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무기인 ‘댄스’를 얻었다. 모델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적응하는 훈련도 했다.” TV에 걸그룹이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 언젠가 이뤄질거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였다.
결혼과 출산이 이어졌지만 그는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를 빨리 키운 뒤에 다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아이를 낳고 나니 트로트가 좋아지더라. 부를 때 재밌고, 가사가 잘 들렸다. 자는 시간 빼고는 집에 늘 트로트를 틀어놓았다. 특별히 전문 트레이닝을 받진 않았지만 집에서 노래도 혼자 많이 불렀다. 좀 조용히 하라는 항의 인터폰도 많이 받았다.(웃음)”
아이 둘을 키우며 점점 꿈이 멀어지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던 어느날 초등학생인 큰 아들 도하의 질문이 그를 깨웠다. “아들이 ‘아이언맨 수트를 만드는 게 꿈’이라길래 내가 ‘안될거 같다고 하지마. 포기하지마. 그러면 무조건 이뤄져’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 꿈이 뭐야’라고 되묻더라. ‘내게 꿈이 있었지’ 싶었라. 그래서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미스트롯’에 도전하게 된 이유다.
육아를 병행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가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하유비는 “남편이 많이 도와줬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미 다 컸다. 막내딸이 네살인데 그 나이면 다 큰 거다. 자립심이 강하다”며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체력적으로는 내가 떨어지더라. 아이 둘을 낳으니 어쩔 수 없이 체력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카메라에 내가 피곤해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기더라. 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선 결코 그들에게 뒤진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엄마는 강하다”라고 말했다.
동네에서 하유비는 유명인사가 됐다. 특히 아이들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게 뿌듯하다.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나를 많이 자랑하고 다닌다. 아이 친구들 5명이 내 팬클럽이다. 둘째가 다니는 파주의 어린이집에선 내가 세번째로 유명한 연예인이 됐다. 조성모, 봉태규의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이다.”
하유비는 현재 미스트록 전국투어에 참여하며 새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는 “올해 목표는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무대를 많이 갖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내가 죽어서도 내 이름이 거론되는, 역사에 길이 남을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monami153@sportsseoul.com
<트로트가수 하유비.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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