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캄코시티’ 6500억원대 피해 금액 회수가 다시 고비를 맞았다. 예금보험공사가 캄코시티 현지 시행사를 상대로 진행한 재판에서 패소하면서다. 예보는 패소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투자한 캄보디아 캄코시티 채권 회수를 위해 현지 시행사와 진행해 온 주식반환청구 항소심에서 패소했다고 9일 밝혔다.

예보는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의 잠재적 매수자를 찾아 현재 예보가 소유한 월드시티 지분을 통해 대금을 마련하려는 계획이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은 활황세를 띄고 있어 지분을 매각하면 피해자 구제, 대출채권 상환 대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패소로 지분 매각이 힘들게 됐다.

‘캄코시티’는 지난 2003년 사업가 이 아무개씨가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려던 사업이다. 이씨는 국내 법인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와 현지 법인인 ‘월드시티’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

LMW에는 부산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 전주, 대전저축은행 등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사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시티는 LMW 및 계열사가 지분 40%를 가지고, 부산저축은행 및 계열사가 지분 60%를 가졌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사업에 투자한 돈은 2369억원에 달한다. 부산저축은행은 캄코시티를 비롯한 과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2011년 영업 정지에 이어 2012년 3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문제는 부산저축은행이 고금리로 끌어모은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로부터 나온 자금이었다. 부산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며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 등의 피해자만 3만8000여명이었다. 예보가 LMW와 월드시티에서 받아야 할 돈은 원금에 지연이자를 더해 6500억원에 육박한다.

월드시티는 예보가 관리하는 캄코시티 지분 60%를 반환해 달라며 2014년 2월 캄보디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 2심에서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한 탓에 캄코시티에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이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9일) 열린 재판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2심 재판이다. 재판부는 원심대로 예보가 이씨에게 지분을 반환해야 한다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예보의 캄코시티 매각 사업 정상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채권 회수와 피해자 구제에 쓰일 월드시티 지분 60%과, 지분에서 나오는 기타 수익을 잃었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판결문을 송부받는 대로 사유를 분석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며 “오늘 패소로 인해 대출채권이 소멸하거나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전 의원은 캄보디아 사법부에 협조 서한을 보내는 등 캄코시티 사태 피해자 구제를 앞장서 진행한 바 있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재판과 별개로 국내 채권 회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상고심과 그 이후까지 계속 관심을 두고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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