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 기대해주세요[포토]
김태군이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양=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중인 포수 김태군(30)의 전역이 얼마남지 않았다. 오늘 8월 전역하면 NC로 복귀하게 된다. 그런데 NC는 올시즌 양의지(32)를 영입했다. 김태군의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그러나 김태군은 양의지에 대해 “고마운 형”이라며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주변에서 많이 걱정을 하시는데 나는 (양)의지 형으로 부터 도움을 많이 받으면 받았지 미워하지 않는다. (양)의지 형은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값어치를 그만큼 인정받으며 NC로 온거다. 사람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처럼 내 역할도 팀에 분명 있을거다. 현재 상황이 그렇다고 내가 꿍해 있는 성격도 아니다”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두 선수의 인연은 오래됐다. 김태군이 LG 2군에 있을 때 양의지는 경찰 야구단 소속이었다. 퓨처스리그 상대팀이었지만 같은 포지션이었기에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자연스럽게 형 동생 사이가 됐다. 제대후에도 각각의 소속팀이 잠실 한지붕 아래라 자주 만났고 양의지는 동생 김태군에게 장갑이나 방망이를 살뜰히 챙겨줬다

김태군이 경찰야구단에서 타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가끔 도움을 구하는 상대도 양의지였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양의지는 그때마다 “포인트를 정해놓고 좌측방향으로 강한 타구를 날려야 한다. 그래야 타이밍에 따라 센터와 우측도 간다”며 포인트를 짚어줬다.

그래서일까. 양의지는 NC 입단이 결정된 후 곧바로 김태군에게 “미안하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김태군은 “뭐가 미안하냐. 형이 인정받았는데…”라며 축하해줬다. 김태군은 양의지의 입단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자신에게도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자극을 받은 김태군은 경찰 야구단에서 타격과 수비를 더 갈고 닦았다. 타격에선 타구 스피드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스윗스폿을 공략하는 훈련에도 매진했다. 수비에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수비는 습관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한 번에 무너진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정신자세도 재무장했다. NC시절 받았던 좋은 대우가 당연한게 아니라는 걸 경찰야구단 생활을 하며 알게 됐다. 겸손과 감사가 사람의 기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는 “어릴 때는 건방도 떨어봤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도움될게 하나도 없었다”며 사람좋은 미소를 다시 지었다.

김태군은 1군에서 34일간 등록하면 FA자격을 취득한다. 그러나 그는 “솔직히 FA생각은 별로 안하고 있다. 지금 신분은 군인이고 NC로 돌아가면 최선을 다해 팀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해체되는 경찰야구단은 다음달 10일 서산에서 열리는 한화2군과의 교류전이 마지막 경기다. 김태군은 그 시합이 끝난 뒤 열흘간 휴가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NC)홈경기 일정에 맞춰 휴가를 쓰고 싶다”며 “양해를 구해 가능하다면 팀훈련에 합류하려 한다. 후반기에 중요한 순위싸움을 할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내가 적응해야 한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꿀같은 휴가를 팀에 녹아드는데 쓰고 싶다는 것.

그리고 김태군은 NC홈구장에서 양의지와 만나면 이렇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날도 많이 더운데 내가 좀 도와줄게!”라고.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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