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 기대해주세요[포토]
SK의 젊은 피 김창평. 타격에 재질이 있다는 평가다. 검게 탄 얼굴과 손바닥의 굳은살이 그의 노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고양|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열심히 하는 사람, 좋아서 하는 사람, 즐기면서 하는 사람. 이중에 최고는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다. 여유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야수 김창평(19·SK)은 올해 2차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한 기대주다. 유격수 김성현과 2루수 나주환을 대신할 자원이다. 지난 2일 한화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며 기대를 모았다.

‘약관’의 김창평은 세가지 타입 중에 즐기면서 하는 타입이다. 무엇보다 ‘재미’에 무게를 둔다. 아니 두려고 한다.

신인의 자세에 대해 물어보니 “신인은 두려워하면 안된다. 신인은 신인이다. 못해야 신인이다”라고 똑 부러지게 말한다. 젊은 패기에 여유가 묻어나는 답변.

김창평은 “요즘 야구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괜한 각오나 다짐을 남발하지 않았다. 재미있다고 한 이유는 자신감이 붙어서다. 훈련이 뒷받침 됐다.

“자신의 야구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단점을 보완하고 있는데,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받은 송구에 자신이 붙었다. 김일경 코치님과 상황에 따라 훈련하고 있다. 긴박한 상황이나 여러 상황을 설정해 훈련해서 실전에서도 여유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창평은 1군 무대에 대한 부담도 없다고 했다. “아직 출전은 못하고 있지만, 부담은 없다. 재미있을거 같다”라며. 여전히 ‘재미’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김창평이 가볍진 않다. 혼자 뛰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형을 따라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 형은 대학 3학년때 야구를 접었다.

“형이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화장실도 안가고 집중해서 봤다. 그때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부모님은 형이 야구를 하니 나는 야구를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내 직업은 야구다. 형 몫까지 다 하겠다. 다치지 않고 오래 야구하겠다”

김창평의 부모님은 아들이 프로선수가 되며 한시름을 놓았다. 그래서 “이제부턴 즐기면서 하라”고만 했다. 현재 아마야구에서 심판을 하고 있는 형도 동생에게 별 말 하지 않는다. 야구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는 동생이 부담 가질까봐 그렇다. 그런 가족의 마음을 김창평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김창평은 5일 고척 키움전서 9번 2루수로 데뷔 첫 선발 출전해 1회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으로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자신의 장기를 펼치기도 전에 부상 악령이 찾아온 것. 기대가 컸던 1군 무대에 나서자마자 아픔을 겪은 김창평이지만 미래가 창창하기에 아쉬움보다는 안도감이 더 크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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