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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한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에 참석했다. 황 회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해 질타를 받자 난감해 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황창규 KT 회장의 버티기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들이 뿔났다. 일부 위원들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고발하겠다며 황 회장을 압박했다.

황 회장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 열린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청문회’에서 통신구 화재와 관련한 자료제출 여부에 대해 과방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제출한 자료 통계가 40%도 안 된다. 요구한 자료를 한 건도 못 받은 의원도 있다”고 지적하며 “증인의 출석에 관한 관계법률을 보면 서류 제출요구를 거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의 경우 그 위원의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다. 저녁때까지 공식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총 64건의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40건 가까이 받지 못했다. 이 자료에 특혜채용 관련한 자료 요구는 없었다”면서 “지하통신구 관련 자료가 왜 기업비밀인지 납득되지 않는다. 그냥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출하지 않으면 고발조치 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요구한 자료가 기업비밀이나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못 내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란 답변만 되풀이했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원론적인 답변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문회가 끝나지 않으니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독려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청문회에서 황 회장의 ‘모르쇠’ 태도도 과방위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이 “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조사 당시 조사방해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 회장은 “화재 원인 규명에 대한 모든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강조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청문회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은 소방청의 화재조사에 KT의 방해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윤 소방령은 “일부 자료가 오지 않아 조사를 방해했다고 일부분은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경진 의원은 “자료제출 거부 등에 대해 소방청에서 고발조치 해 달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10일 황 회장 명의로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청문회 방해 행위를 고발했다. 김 의원은 “이 공문에는 맨홀, 통신구 등 시설물 정보제공 등으로 협력사 평가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청문회 방해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과방위 차원에서 법적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황 회장은 “공문에 대해서 보고 받지 못했다. 확인해 보겠다”며 모르쇠로 답했다. 그러나 이후 황 회장은 “일반적인 안내문이라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자 김성수 의원은 “황 회장의 답변은 분명한 위증이고, 청문회 방해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명의 경영고문 위촉과 관련해 황 회장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한 문건을 제시하며 “문건에 경영고문을 경영임원이 추천하면 회장이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14명의 경영고문을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회장은 “(경영고문은)각 부문장이 결정하는 사안이다. 정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황 회장 재임 이후 위촉된 14명의 경영고문에 20억원 가까이 비용이 지출됐다. 2000만원도 아니고, 20억원인데 어떻게 회장이 모를 수 있느냐, 납득이 되느냐”면서 “의사결정자인 회장도 모르게 20억원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14명의 고문이 있는 지도 몰랐다. 경영고문은 각 부문장이 결정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어 이 의원은 “회장 권한으로 경영고문을 위촉하게 돼 있다고 문건에 나와 있다. 경영고문의 활동실적 자료를 요구하니 못 내놓고 있다. 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데 20억원을 썼다면 배임 아니냐”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그 부분은 언론보도 후 보고 받았다. 정관을 몰랐다”고 답했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사실대로 말하라. 공문 상에 회장이 위촉하도록 돼 있는데 모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묻자, 황 회장은 “정관을 몰랐다”며 역시나 모르쇠 답변을 내놓았다. 노 위원장은 “사실과 다를 경우 법적 책임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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