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대표
스포츠 IT기업 QMIT 이상기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폴인풋볼’은 축구에 ‘푹’ 빠진 축구 산업 종사자들을 만나는 코너입니다. 축구에 매료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편집자주>

[글·사진 |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공부하는 축구선수 또는 운동선수. 유럽의 선진 스포츠 체계를 선망하는 한국이 궁극의 목표로 삼는 방향이다. 스포츠 IT 스타트업 기업인 QMIT 이상기(32) 대표는 현역 시절 프로 골키퍼로 활약하며 공부하는 선수의 길을 먼저 쓸고 닦았다. 프로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공부하며 은퇴 후의 삶을 미리 준비했다. 프로축구 선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성공한 축구인 출신 IT 기업가가 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현역 시절 자신이 부족함을 느꼈던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현재 QMIT를 운영하며 ‘팀 매니저’라는 유료 IT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외 교육, 마케팅 등 사업들을 하면서 고객의 필요에 따라 사업 분야를 넓혀나가고 있다. 축구와 스포츠를 좋아하는 8명의 사람들이 모인 QMIT는 축구와 스포츠에 빠져 아무도 걷지 않은 미지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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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이상기 대표.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상기 대표, 선수 시절부터 준비된 사업가였다

K리그 선수로 활약했던 이 대표는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였다. 지난 2010년 성남 일화(성남FC 전신)에 입단했지만 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바로 프로무대에 데뷔할 수는 없었다. 그가 첫 경기에 나선 건 그로부터 두 번 더 팀을 옮긴 후였다. 수원 삼성을 거쳐 병역의 의무를 위해 입대한 상주 상무에서 비로소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지난 2018년 2월 은퇴식 치를 때까지 치열한 프로무대에서 8년의 세월을 버텼다.

“핑계는 대본 적 없다. 핑계를 대는 건 내가 못한 것이다. 나는 절대 환경을 탓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환경을 탓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하는 사람은 잘한다. 나는 어릴 때 어렵게 운동했다. 부모님이 안 계셨고 할머님이 키워주셨다. 그 상황 속에서도 최고가 되려 노력했다. 어릴 때 골키퍼 장갑을 마련할 돈이 없었지만 어떻게든 핑계대지 않고 잘하려고 노력했다. 용돈이 없으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채웠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그는 항상 경쟁하는 팀 내부에서 나름의 생존법을 찾았다. 대학 때는 선수단 숙소 베란다에서 라면을 끓여 판매하는 등 간식 사업(?)을 했다. 방 동기들끼리 뭉쳐 용돈을 충당하고, 동료들이 필요로 하는 돈되는 사업을 찾은 것이었다. 동기들은 물론 선배들도 좋아했다. 숙소에서 장사를 했다고 지도자에게 혼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지도자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생존법을 구축했다.

“(사업도)시즌에는 많이 먹으면 안 되니깐 주장과 협의해서 진행했다. 주말에 외출을 못하게 되면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래서 건강 음료 등으로 방을 클럽처럼 꾸며 운영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풀고 용돈도 벌었다. 내가 선수단 중심에 있다보니 이런 점에서 지도자들의 신뢰도 얻었다. 프로 때는 엔트리에 포함된 18명이 원정을 가면 감독들이 호텔방 하나 더 잡아줘서 데려갔다. 2인자의 법칙 같은 것이다. 심리적으로 지도자가 나를 의지하게 만들었다. 박항서, 서정원, 신태용 감독도 내게 의지했고, 수원 시절에는 정대세의 멘털 케어도 했다.”

이상기 대표
스포츠 IT기업 QMIT 이상기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 전 사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축구인→IT 기업가’ 제2의 인생 선택한 QMIT 이상기 대표

그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도 대학시절 스포츠과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석사를 취득했다. 그의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한 여자친구와 그의 가족 덕분에 현재 QMIT 창업까지 구상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 그는 “대학 시절 성적이 C를 넘지 못하면 학교에 등록금을 내야 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고 여자친구의 경제적 도움으로 석사까지 할 수 있었다. 석사를 준비할 때도 당시 교수님을 찾아가 ‘진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선수들처럼 학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하고 싶었다”며 “프로 생활하며 학위를 취득했다. 훈련 시간에는 클럽하우스에 있고 나머지 시간에는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년 4개월 전부터 착실히 사업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1월 스포츠 IT 업체 QMIT의 문을 열었다. QMIT의 주력 사업인 ‘팀 매니저’는 이상기 대표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느낀 부분들을 IT에 접목했다. 또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담아냈기에 유료 플랫폼 서비스로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선수들이)은퇴 후 지도자 외에 다른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희망이 되고 싶었다”는 이상기 대표는 사업가로서 필요한 능력을 ‘진정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 돈을 유용하게 쓸까’와 ‘투자금이 회수 가능한가’ 여부가 투자의 조건이다. 어떻게 쓰일지는 진정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운동할 때도 위기는 항상 있었다. 실패를 많이 겪었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긍정적이라서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내 경험으로 쌓았다. 후자는 체력이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한다. 스포츠맨십으로 다져진 성실함, 승부욕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기 대표
스포츠 IT기업 QMIT 이상기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한국형 스포츠 IT 서비스 ‘팀 매니저’

대개 현장의 일선 지도자들은 화이트 보드에서 선수들과 소통이 시작된다. 이전까지 전술부터 스케줄 등을 전달하는데 개인이 단체에 알리기에는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일방향이다보니 소통이 부족했다. 이를 ‘팀 매니저’가 보완해주고 있다는 게 이상기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선수들이 어느 시간이든 ‘팀 매니저’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축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적인 부분도 선수들에게 도움되고 있다”며 “메이저 대학부터 프로 유스 산하팀까지 발전하는 게 보인다. 첫째 부상 당하는 숫자가 줄었다. 아픈 선수가 줄어드니 지도자들은 기용폭이 넓어지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니 자연스럽게 성적이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이상기 대표 스스로도 “선수 생활 경험이 없었다면 만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리된 스포츠과학 이론은 많지만 그동안 이를 현장의 언어로 표현돼 전달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 자체에 ‘친근함’, ‘프로다움’, ‘능숙함’ 등 3가지에 초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부연했다.

해외에는 수많은 스포츠IT 기업들이 제품을 내놓고, 프로와 대표팀이 데이터 스포츠를 활용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최근 국내에 진출하고 있지만 쉽지만 않은 게 현실이다. 앞서 말한 국내 고유의 현장 언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상기 대표는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늘려가고 있다. 영상 서비스, 멘털 교육, 리포트 서비스 등도 현장에서 요구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기술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팀, 선수에 맞춤별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트남, 일본, 중국 등 대표팀과 프로팀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QMIT 이상기 대표
스포츠 IT기업 QMIT 이상기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스포츠 IT 선도하는 미래 꿈꾸는 QMIT

황무지인 국내 스포츠 IT 시장을 개척 중인 이상기 대표는 현장 지도자들의 시선을 바꾸고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선수 생활 말미 서울 이랜드에서 만난 댄 해리스 코치 덕분이다. 이상기 대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년 넘게 경험한 해리 코치에게 스포츠과학적인 지식을 보고 배웠다. 그는 “엄청 세밀했다. 지도자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하고, 물을 언제 먹여야 하고, 잠은 언제 자야하는지 설명해준다. 훈련 때 조끼색부터 세세한 것 하나까지 신경썼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국내 지도자들은 스포츠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부족하다.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할 때도 단기간 합숙을 통해 얻기에 심화된 내용을 익히기 힘들다. 이상기 대표는 “현장 지도자들은 신경써야 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스카우트, 진학, 행정 업무 등을 처리하다 보니 선수들을 케어하기 힘들다”며 “그걸 해소하기 위해 ‘팀 매니저’가 안성맞춤”이라고 제시했다.

이상기 대표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모듈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 있는 훈련법, 심리학, 생리학 등을 국내에 적용하지만 성공 사례가 드물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 대표는 이를 해결하고자 용기를 내고 있다. 그는 “우선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5G 시대에 스포츠가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선수와 지도자들이 한국 스포츠를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고 싶다. 독일 분데스리가 선수들은 돈을 더 줘도 해외로 나가지 않고 내실을 다진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소망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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