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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최순호 포항 감독은 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강원과 홈 경기를 앞두고 낯선 이름이 라인업에서 발견되자 이렇게 밝혔다. 왼쪽 날개 송민규가 바로 그 낯선 이름이었다. 포항은 강원전 앞두고 국가대표 이진현, 지난해 K3에서 불러 대박을 친 김지민이 모두 허리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올림픽대표 출신 이광혁도 45분 소화가 가능했다. 이런 공격 자원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바로 송민규였다.
최 감독의 촉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5월 두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뛴 것이 1군 무대 전부인 송민규가 이날 선제 결승포를 터트렸기 때문이다. 그는 전반 37분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을 넣으며 포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2승3패(승점 6)를 기록, 중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전북과 성남을 연달아 제압하고 연승 바람을 탄 강원은 2승1무2패(승점 7)가 됐다.
생애 처음으로 프로 무대 선발 출전을 이룬 송민규는 주눅들지 않고 활발히 뛰다가 전반 막판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뒤 살려냈다. 오른쪽 수비수 이상기와 중앙 미드필더 정재용이 지그재그 모양으로 빠르게 주고받은 패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자신에게 향하자 침착한 오른발 대각선 슛을 꽂아넣었다. 1999년생인 그는 지난해 곧장 프로행을 선택했다. 1년간 R리그(2군리그)에서 적지 않게 고생했으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됐다. 포항 관계자는 이날 “이래준과 권기표, 그리고 송민규가 지난해 포항의 R리그 공격을 이끌었다”며 “이 중 둘은 팀을 떠났고 송민규는 남아 기다렸다. 주전급 선수들 줄부상으로 잡은 선발 기회에서 잘 뛰었다”고 칭찬했다. 송민규는 포항 간판 공격수 김승대와 방을 곧잘 같이 쓴다. 자신이 따르는 선배와 동반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골을 넣고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포항은 운도 따랐다. 전반 30분 강원 오범석의 오버헤드킥이 골망을 출렁였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다. 후반 추가시간 정조국이 얻은 페널티킥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취소됐다. 포항은 여러 고비를 넘어 송민규의 소중한 득점포를 지켜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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