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정말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좀 더 애착이 가는 영화입니다. 책임감도 있고 조심스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느 현장보다 진지하고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배우 이선균이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에 진심을 담았다. ‘악질경찰’은 직업만 경찰일 뿐 사실상 범죄자에 가까운 비리경찰 조필호가 의문의 폭발사고에 휘말려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악질경찰’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제작 단계부터 쉽지 않았고 배우로서 망설여질 수 있던 작품이었지만 이선균은 진심을 담아 함께 했다.

-‘악질경찰’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정범 감독님과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때부터 친분이 있었다. 영화 작업이 이런 것이라고 알려준 분이 감독님이었다. 그 때부터 너무 좋아했고 졸업 작품도 같이 했다. 언젠가 해외 진출을 함께 하자고 약속했는데 15년 만에 함께 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주신 것에 너무 좋았고, 시나리오 자체가 뭉클한 것이 있다. 투자를 받고 제작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범 감독님과 작업한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영화계 블랙리스트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서로 눈치를 보던 시기였다. 아무래도 저보다 감독님이나 제작하신 분들이 더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래서 좀 더 애착이 간다. 개봉도 2년 늦춰졌지만 고민들이 있던 과정이었다.

-많은 이야기가 담긴 영화인만큼 연기하며 이선균은 어땠나?

책임감이 있었다. 모든 분들이 좀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많은 마음을 간직하며 촬영했다. 우려했던 것은 상업영화이고 세월호의 이야기가 들어가는 것이니 대중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했다. 저 역시도 고민하고 논의를 했다.

-조필호라는 ‘악질경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쪽으로 방향성을 잡았는지?

아무래도 전작인 ‘끝까지 간다’와 비교를 하시더라. 분명히 겹쳐 보이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생활 밀착형 액션이나 인물 구도도 비슷해 겹쳐 보일 것이란 것은 예상을 했다. ‘끝까지 간다’ 때는 경찰이란 본분을 갖고 어떤 사건을 겹겹이 헤쳐 나가려는 인물이었다면 ‘악질경찰’은 범죄자라 생각을 했다. 말만 경찰이지 경찰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형적인 것도 눈 마주치기 싫어지는 그런 모습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훨씬 질이 안 좋다. 그렇게 차이를 두려고 했다. 작품 중 가장 욕설을 많이 했다.(웃음)

이선균
배우 이선균.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선균의 맨 몸 액션이 빛난 작품이기도 했다. 힘들지는 않았나?

고생이 아니라 즐거웠다. 그래도 액션 장면이 육체적으로는 힘들더라. (박)해준이와 끝나고 나면 온 몸에 근육이 뭉쳐 바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워낙 액션 설계를 잘 하시고 그만큼 성취감도 컸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마무리 했다.

-이정범 감독, 박해준 모두 한예종 동문이다. 작품에서 재회하니 어땠는지 궁금하다.

어색함이 없었다. 격 없이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해준이는 학교 다닐 때 함께 작업한 적은 없었는데 졸업한 뒤 가까워졌다. 배우로서 좋아하고 부러워한다. 원래 굉장히 샤이한데 연기만 하면 달라지는 것이 신기하다. 학교 다닐 때는 해준이가 악역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마스크를 가진 독보적인 배우라 생각한다.

-신예 전소니와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훌륭한 배우가 나왔다. 처음엔 정말 어떤 친구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마스크가 신인이 갖고 있지 않은 차분함이 있더라. 이야기를 나눠보면 되게 똑똑하다. 자신을 솔직하게 잘 표현한다. 연기할 때도 너무 중요한데 훌륭했다. 요즘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뒤지지 않는, 우리 영화의 가장 큰 수확은 소니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이선균에게 있어 많은 애정이 담긴 ‘악질경찰’이다.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지?

어느 현장보다 진지하고 치열했다. 좋은 것을 하려는 모습이 애정을 갖게 만든 것 같다. 가장 치열하게 채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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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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